2009년 10월 12일 월요일

[Book]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올 봄, 영풍문고에 갔다가 고전들을 저렴하게 파는 진열대가 있어 골라집은 책들이 '유토피아', '국가론', '군주론', '꿈의 해석'입니다. 그날 대량 충동구매를 했습니다...

그 중 '유토피아'를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왠지 쉽지 않을 것 같아 미루고 미루다가, 늘 책상 위에서 절 바라보는 듯 놓여있는 책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드디어 마음을 굳게 다지고(?) 책장을 폈는데... 막상 책을 딱 읽기 시작하니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히더군요. 왠지 고전이라 어려울 것 같다는 선입견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유토피아라는 단어 자체는 원래 뜻풀이를 하면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런 합성어가 '완벽한 이상향'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되버린 거죠.





이 책은 전개 방식이 조금 특이합니다. 저자인 토마스 모어는 3인칭 관찰자 입장에서 '유토피아'에서 5년여간 살다온 '라파엘'이라는 한 노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기록한 것처럼 쓰여졌습니다.

그런 구성 때문인지 처음엔, 이게 소설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었나? 하는 무지한(?)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는, 유토피아가 너무나 급진적인 사상을 담고 있어 사회적, 정치적 파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였다는 해설이 있네요.

책에서 묘사하는 유토피아는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주창할 때 제시되는 비전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루 6시간 정도 성실하게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고, 사유재산에 대한 개념이 없어 허례허식이나 사치로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먹고 남을만큼 음식이 생산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으며, 배우고자 하면 누구나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얼핏 보면, 가가멜과 아지라엘이 없는 행복한 '스머프' 세상같지 않나요?

만약 사회가 저렇게 돌아갈 수 있다면, 왜 현실은 그렇지 못할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것은 아마도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가 부유하고 넉넉한 생활을 원하는 것도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니까요. 남들보다 더 갖고 싶어하는 것도 단순히 물건을 더 많이 필요로 해서가 아니라,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느낌으로부터 '행복'을 얻기 때문이지 않나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먹고, 살고, 배우고자 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유로울 때, 어떤 사람은 명상을 할 때, 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추종할 때, 어떤 사람은 남을 도울 때, 어떤 사람은 공부를 할 때 등 행복감을 얻어가는 과정은 다 다릅니다.

그런데, 유토피아에서는 먹을 것, 입을 것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고, 질시의 마음이 없는 상태면 모두가 행복하게 저런 모습으로 살 수 있다고 서술하고 있네요. (유토피아는 1516년, 지금으로부터 거의 500년 전에 씌여졌습니다. 당시엔 먹을 것, 입을 것에 대한 기본적 욕구도 충족되지 않는 사회였기에 어쩌면 이런 가정을 할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럼에도 역사적 발전 과정을 보면, 사회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윤택한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발전해가는 속도는 비록 더디지만요..

어쩌면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언젠가는, 정말 저렇게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죽을때까지 삶을 즐기고, 감사히 여기고, 항상 행복해하며 살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갖춰지지 않을까요?

2009년 9월 12일 토요일

[Book]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

저는 한비야님의 책을 이번에 처음 읽어봤습니다. 알라딘에 들어가면 베스트셀러 1위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기에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하지도 않고 그냥 구입을 했지요.



그리고 하루에 한 두 꼭지 정도를 읽다보니, 거의 2주나 걸려서 읽었네요.

읽다가 중간 중간 마음에 좀 새기고 싶은 소개글이 나오거나, 좋은 구절이 있으면 그 때 그 때 따로 적었습니다. 요즘 제 상황을 위로하거나 힘이 되어주는 좋은 구절들이 많더라구요~ ^^

그리고 또 스스로의 삶을 반성하고, 나태했던 태도를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그건, 사랑이었네>는 월드비전의 구호팀장이셨던 '한비야'님의 삶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속에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세, 첫사랑 이야기, 구호활동 이야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소개됩니다. 꼭지 하나하나 읽고 나면 여운이 남는 데, 아마 진실한 경험을 바탕으로 느끼신 점들이나 생각들을 써주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제 목표에 대해 한 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목표가 있고, 꿈이 있겠죠. 하지만, 그 목표나 꿈이라는 것도 결국 자라온 환경, 현재 살아가는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일 겁니다.

과연, 내가 지금 꿈꾸는 것은 어떤 과정을 거쳐 꾸게 된 것인지... 진정 내 안에서 우러나온 것인지...나는 내가 현재 바라보고 있는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땐 또 무엇을 추구할것인지...?

부끄럽지만, 이제서야 저도 제 삶이 조금이나마 제가 살았던 세상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새로운 작은 목표를 세워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새로운 사람, 새로운 삶, 새로운 멘토를 소개받은 느낌입니다.

끝으로, 책을 읽으면서 조금 기억에 남는 한 부분을 소개하고 싶네요...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2009년 9월 6일 일요일

[Service] Tumblr (텀블러) - 미니블로그? 마이크로블로그?

텀블러(Tumblr)를 아시나요? 텀블러는 쉽고 빠르게 포스팅을 할 수 있는 미니블로그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이렇게 텍스트큐브나 티스토리같은 조금은 복잡하지만, 그만큼 기능이 다양한 블로그 툴을 사용하면서 큰 불편을 느끼지는 못했었기 때문에... '그게 무슨 대수라고..?' 하는 마음으로 그냥 써보지도 않았었는데요.

그러다 개인적으로 좀 리서치를 할 목적으로 오늘 가입해서 이것저것 만져(?) 보았습니다. 텀블러에 대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을 때는 몰랐는데, 직접 사용을 해보니 텀블러가 주는 효용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저같은 경우, 블로그 포스팅은 시간 여유가 좀 있을 때, 큰 맘 먹고 하는 편인데요... 텀블러는 '시간이 날 때'가 아니라 '생각이 날 때' 바로바로 포스팅을 할 수 있는 툴입니다.

물론 기능적으로 따져보면 텍스트큐브, 티스토리 뿐 아니라 일반 포털블로그에서도 생각날 때 바로바로 포스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단한 문자메시지나 이미지 하나 정도의 콘텐츠를 잘 보여주기에 최적화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텀블러는 사진 한 장, 동영상 링크 하나, 간단한 문구 등을 포스팅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특히나 휴대폰을 이용해서 사진 한장 찍고, 간단한 메세지를 남기는 방식의 포스팅에 참 적합합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마이크로블로그는 '트위터'와 같은 단문 메시지(TEXT) 기반의 글을 쓰고 SNS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해나가는 서비스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블로그를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관점에서 보면 '텀블러'야 말로 진정한 마이크로 블로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텀블러는 트위터처럼 단순히 텍스트만이 아니라 '이미지', 'URL', '동영상', '오디오' 파일 등을 업로드하고, 간단한 코멘트나 메시지를 남기는 정도의 기능만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포스팅을 할 수 있으니 말이죠.

전, 마이크로블로그, 텍스트큐브를 모두 사용하지만, 텀블러를 이용하면서 또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어쩌면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재미있게 사용하는 보편적인 사용자층에게, 블로그보단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툴로서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기회가 되면 텀블러 같은 서비스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네요~ ㅎㅎ



[Music] ♬ Mai Piu' Cosi' Lontano - Andrea Bocelli

예전 박수홍의 "결혼할까요", "강호동의 천생연분" 같은 연애 오락 프로그램에서 배경음악으로 자주 쓰였던 음악입니다.

고백하는 상황처럼 극적인 장면에서 잔잔히 음악이 흘러나오면, 종종 TV 보다 음악에 더 몰입하게 됐던 기억이 납니다. (어쩌면 나중에 프로포즈 용으로 참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노래는 이탈리아의 성악가인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가 부른 "Mai Piu' Cosi' Lontano(이제 다시는 헤어지지 말아요)" 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1999년 발매된 정규 앨범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2007년 발매된 베스트앨범의 경우, 한국판에서는 이 곡을 보너스 트랙에 포함시켜 발매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특히나 많이 사랑받은 곡이라고 합니다.



Mai piu cosi lontano Mai piu cosi lontano
이제 다시 헤어지지 말아요

Mai piu senza la mano Che ti rest'il cuor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는 그대의 손길이 없이

Mai piu cosi lontano Mai piu cosi lontano
이제 다시 헤어지지 말아요

Mai piu senza il calore Che ti scalda il cuore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그대의 열정없이

E mille giorni e mille notti
Senza capire senza sentire Senza sapere
수 천일의 밤낮동안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깨닫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Che non c'e niente al mondo
Nemmen nel piu profondo Sei solo tu soltanto tu
심지어 내 영혼의 깊은 곳도 알지 못합니다
당신은 내가 필요로 하는 단 한 사람 .... 오직 당신입니다

Mai piu senza la mano Che ti rest'il cuor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는 그대의 손길이 없이

Mai piu cosi lontano Mai piu cosi lontano
이제 다시 헤어지지 말아요

Mai piu senza l'amore Di chi ti ha aspettato
나를 기다린 사람의 사랑없이 이제 다시 헤어지지 말아요

E mille giorni e mille notti
Senza capire senza sentire Senza sapere
수 천일의 밤낮동안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깨닫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Che non c'e niente al mondo
Nemmen nel piu profondo Sei solo tu soltanto tu
심지어 내 영혼의 깊은 곳도 알지 못합니다
당신은 내가 필요로 하는 단 한 사람 .... 오직 당신입니다

Mai piu senza la mano Che ti rest'il cuor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는 그대의 손길이 없이

Mai piu cosi lontano Mai piu cosi lontano
이제 다시 헤어지지 말아요

Mai piu senza l'amore Di chi ti ha aspettato
나를 기다린 사람의 사랑없이 이제 다시 헤어지지 말아요

2009년 8월 27일 목요일

세상에서 가장 큰 새 '알바트로스(albatross)'

어제, 세미나에 좀 참석했다가 들은 얘기인데, 개인적으로 참 흥미로워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새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타조라고 합니다. 그러나 타조는 날지를 못하죠.

그러면 날 수 있는 새 중에 가장 큰 새는 무엇일까요? 바로 알바트로스(albatross)라고 합니다. 단어 자체는 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은데, '새'인 줄은 몰랐네요~


알바트로스는 우리나라에선 신천옹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비행하는 모습이 신선을 닮았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라니 그렇게나 신비로웠나 봅니다.

타조가 키가 약 2.5m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새인데 반해, 알바트로스는 그냥 크기는 약 90cm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양 날개를 펴면 길이가 3~4m 에 달한다고 합니다.

3~4m 면 거의 농구 골대만한 크기의 새가 하늘을 난다는 얘기인데.... 실제로 보면 정말 장엄할 것 같습니다. 먹이를 찾으러 한 번에 3,000km 나 떨어진 곳까지 날아다닌다고 하니, 그 비행능력도 참 경이롭습니다.

알바트로스의 수명은 12년에서 45년까지로 상당히 긴 편이고, 알도 암수가 교대로 품으며, 짝이 죽기 전까지는 항상 같이 지낸다고 합니다.

거주지는 주로 바다의 섬이라고 합니다. 주식이 오징어, 새우, 물고기 등 바다에 사는 것들이라서 그렇겠지요.

알바트로스는 크기도 크고, 비행도 잘하고, 수명도 길고~ 정말 '신천옹'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새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알바트로스에게도 태생적인 비애(?)가 있습니다. 바로 이렇게 큰 날개 때문에 날갯짓만으로 날아오르지 못하고,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바다 수면을 디디면서 도약을 해야 한다네요.

새끼 때는 이렇게 도약을 하다가 상어에게 잡혀먹힐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최종 생존률이 10%도 채 안된다고 하네요.



태어나자마자 그런 혹독한 자연의 시험을 거쳐야 하다니...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살아남은 녀석들은 세상에서 가장 큰 새, 3,000km씩 날아다니는 새로 성장하는 것이겠죠.

19세기 말만 해도 섬 하나에 수천마리씩 살던 알바트로스는 이제 희귀종이 되어 국제보호종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원인은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 때문이라네요...

알바트로스를 직접 보고 싶으면 뉴질랜드의 남섬 '더니든'으로 가시면 된다고 하네요~~

2009년 8월 26일 수요일

저작권 - 어디까지 보호할테냐?

어제 뉴스를 보니, 저작권법 관련해서 일반 회원이 NHN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내용인 즉, 딸아이가 손담비의 '미쳤어'를 따라부르며, 의자춤을 추는 동영상을 네이버에 올렸는데, 삭제처리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NHN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삭제 요청이 들어와 검토해본 결과 '저작권법' 위반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삭제했다는 답변입니다. 음악을 따라부르는 것 뿐 아니라 춤을 따라추는 장면도 저작권법을 위반한 것이라네요.

뭐.. 법이 그렇다면야...  저작권의 원래 취지는 문득 궁금해집니다?
검색을 해보니 저작권법에 대해 나오네요. 법 제정을 통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저작권법 [일부개정 2009. 4. 22 법률 제9625호]
제1조(목적) 이 법은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개정 2009. 4. 22>

그렇다면... 어린 아이가 대중가요 '미쳤어'를 따라부르는 동영상을 삭제함으로써 저작자의 권리가 얼마나 보호되는 건지 그 연관성이 참 궁금해집니다. 게다가 그렇게 했을 때, 문화 및 관련 산업은 또 어떻게 발전한다는 걸까요?

물론 저작권자의 창의적인 노력이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 보호해줘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어쩌면 이번 소송은 일반 네티즌이 NHN을 상대로 할 것이 아니라, NHN이 음악저작권협회를 상대로 걸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NHN은 네티즌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네티즌들이 작성한 콘텐츠, 그 콘텐츠의 교류를 바탕으로 성장해왔고 지금도 막대한 돈을 벌고 있는 회사니 말이죠... 고객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생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2009년 8월 19일 수요일

김대중 前 대통령 서거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1924년 1월 6일 ~ 2009년 8월 18일)께서 서거하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지 87일만에...

조금 더 오래, 행복하게 사셨으면 하는 분들께서 세상을 이렇게 먼저 떠나시니 안타까움이 참 큽니다.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슬피 우시던 모습이 아직도 아릿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는데 말이죠...

존경할만한 정치인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한꺼번에 두 분이나 떠나셨습니다. 무언가를 박탈당한 느낌, 공허감이 전해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삶을 잘은 모릅니다. 그저 독재정권, 군사정권 시절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애쓰신 여러 민주화 투사들 중 리더십이 있으셨던 분이라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죠..

그런데 서거하신 후 올라오는 뉴스나 게시글들을 보면 참 대단한 분이셨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왜 진작 그렇게 존경스런 분을 못알아봤을까 하는 자책도 듭니다... 강연이라도 한 번 들어볼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네요~~

부디, 평안히 잠드시길...

끝으로 사형선고를 받으시고 죽음을 기다리던 김대중 대통령의 글을 소개합니다. 현인의 지혜와 깨달음이 느껴지는 와닿는 글입니다.

해방 후 지금까지 독재적 군사통치가 판을 칠때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외면했다.

'나는 야당도 아니고, 여당도 아니다. 나는 정치와 관계없다'

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을 봐왔다.
그러면서 그것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태도인 양 점잔을 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악을 악이라고 비판하지 않고,
선을 선이라고 격려하지 않겠다는 자들이다.

스스로는 황희 정승의 처세훈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기합리화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얼핏보면 공평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은 공평한 것이 아니다.

이런 것은 비판을 함으로써 입게 될 손실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기회주의적인 태도다.

이것이 결국 악을 조장하고 지금껏 선을 좌절시켜왔다.

지금까지 군사독재 체제 하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
이렇듯 비판을 회피하는 기회주의적인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좌절감을 느껴왔는지 모른다.

그들은 또한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악한 자들을
가장 크게 도와준 사람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란 말이 바로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2009년 8월 18일 화요일

[Book] 도가니 - 공지영

공지영님의 소설 도가니를 읽고 나서는 마음이 참 무거워졌습니다.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조금 극단적으로 조명한 소설인 줄만 알았더니... 2005년 광주 인화학교라는 곳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기반으로 쓰여진 소설이더군요..

소설은 독실한 기독교 장로로서 사회적 명성을 쌓은 '자애학원' 교장과 그 쌍둥이 동생이자 행정실장, 생활지도교사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10대 초반의 어린 아이들을 성폭행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중심이 되는 사건 자체도 약간 거북한데, 사건 변두리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참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개인적인 안면이 있다고 감사를 꺼리는 교육청 담당자의 태도...
신의 시험에 들었다며 십일조를 두둑히 하는 교장이자 장로에 대한 목사의 애정어린 설교와 맹목적인 신도들의 지지...
경찰, 검찰의 비호...
보수언론의 색깔론...

어쩌면, 소설 속 이야기가 우리 사회의 현실과 너무도 닮아서 이 이야기가 그토록 경악스럽게 다가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요즘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저 과거에 있었던 사건이려니 하고 지나칠수가 없을만큼 요즘 세태를 너무도 콕 짚어낸 것 같으니 말이죠...

[Book] 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

부제가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입니다. 현 정부 들어 '법치'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는데요, 법치 좋아라 하시는 분들께서는 이 책을 좀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책 제목이 참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후불제 민주주의라...




프롤로그에 책 제목을 지은 이유에 대해 나오는데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의 종전에 힘입어 일제 치하에서 독립을 했고, 이후 우리나라에 주둔한 미국의 영향을 받아 독립 3년만에 헌법이라는 것을 제정하게 되었습니다.

수백년의 왕조시대를 지나 40여년간의 식민 통치가 끝나자 바로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 권리를 바탕으로 하는, 헌법 기반의 통치 시스템인 민주공화국이 뚝딱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이런 체제의 혁신은 각 개인들에게는 엄청난 인식의 변화와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하는 일인데 말이죠...

프랑스 혁명이나, 미국의 독립 전쟁, 노예 해방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겪으며 단계적으로 국가 제도를 형성해간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가 얼마나 수월하게 국가 제도를 만들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개인은 공짜로 무엇인가 얻을 수 있지만, 사회 전체가 공짜로 가치있는 무엇을 가질 수는 없다 - 후불제 민주주의, 21page

이후 우리 역사에 새로이 쓰여진 419혁명, 518 광주항쟁, 1987년 6월 항쟁과 같은 사건들은 공짜로 얻은 듯 보이는 민주공화국을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후불'한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보면 어쩌면 우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 - 촛불집회, 미디어법 등등 - 역시 아직 다 치르지 못한 비용을 납부하려는 몸부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쉽게 얻은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 고유의 가치보다 저평가되어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많은 사람들의 희생위에 어렵게 세워진 민주주의 - 결코 쉽게 얻었다고 하기엔 희생이 너무 많았던 - 라는 가치가 너무 저평가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다른 사람의 희생으로 얻어졌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다시금 우리의 자유를 제약하고 불공정하게 기회를 빼앗기는 사회가 된다고 해도, 다른 누군가가 다시 찾아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일까요?

지난 2007년 12월, 2008년 4월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우리는 '경제', '부동산 대박의 꿈'을 그 동안 누려왔던 자유, 평등, 인권이라는 너무도 익숙해서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잠시 잊고 있어던 가치들과 맞바꾼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유시민 전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많은 활동을 했던 분입니다. 얼마 전 참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하셨던 분이죠.

책의 후반부에서는 참여정부에서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도 소개가 됩니다.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법안을 상정해서 통과시키는 과정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철학, 열린우리당이 가진 정치사적 의미....

후불제 민주주의는 요즘 벌어지고 있는 '문명의 퇴보(?)'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그리고 각 개인은 어떤 자세를 갖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정치에 관심이 있던 없던 보편적 상식에 기초해 읽고 이해하기엔 참 좋은 정치 서적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고등학교 교재로 쓰이는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치경제' 교과서보다 더 좋은 현대 정치학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에필로그에 나온 '시'를 소개합니다.

선의 연대와 민주주의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잡아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민주의자를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체포했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대인을 잡아갔을 때
나는 방관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나를 잡아갔을 때는
항의할 수 있는
그 누구도 남아있지 않았다

[Book]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군대에 있을 때는 문학도 즐겨 읽었었는데, 어느 때부턴가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이 왠지 시간이 아까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멀리했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 소설을 읽은 지가 어림잡아 3~4년은 족히 지난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제가 즐겨 읽었던 책들은, 어떻게 살아라, 미래를 준비해라, 인간관계, 좋은 습관, 과학 일반 등등... 책을 읽고 나면 모르는 것을 새롭게 알게 해주는 것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책을 정보를 습득하는 매체로서만 이용해왔던 것이죠.

그러다가 문득, 얼마 전 책을 소개하는 "맛있는 인생을 요리하다"라는 TV 프로그램에 배우 '이정섭'님이 출연하셔서 '엄마를 부탁해'라는 책의 한 구절을 소개해주는 내용을 지나가듯 보게 되면서, 아주 오랜만에 소설을 읽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습니다.



TV 에서 소개한 내용은 한 두 페이지 정도의 짧은 부분이었는데도, 한 문장 한 문장 머릿 속에 그림이 그려지고, 등장 인물들이 느꼈을 법한 감정도 떠오르면서 잠시나마 이정섭님이 읽어주시는 책에 빠졌던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 내용은 뭘까, 전체 내용은 뭘까' 너무도 궁금해져서 다음날 바로 책을 주문했습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시골 고향에서 올라오신, 서울 지리를 잘 모르시는 엄마를 복잡한 서울역에서 잃어버리는 사건으로 인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후, 가족들이 엄마를 찾아다니며, 엄마를, 엄마의 삶을 각자의 관점에서 회상하는, 반성하는 내용입니다.

허구인 소설이라지만, 너무도 누군가의 실제 경험을 읊어놓은 듯 해서... 뭉클뭉클하더군요...

책을 읽으면서 자꾸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우리 엄마를 얼마나 알고있을까'

당연히 엄마도 한 때는 아기였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소녀였던 시절, 여인이었던 적도 있었을 텐데, 왜 엄마를 한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그냥 엄마로서만 그 존재를 대하고 인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녀로서 어떻게 부모님의 삶, 부모님의 감정에 이토록 무심할 수 있었는지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무표정한 얼굴로 퇴근하고 돌아오면, 오늘 하루 어땠는지, 밥은 먹었는지, 회사는 잘 돌아가는지 물으시는 엄마에게 무심하게 '응', '별일 없었어' 라고 툭툭 내던지며 귀찮아했던 저의 태도는 책 속에서 묘사되고 있는 소설가 큰 딸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어버이날, 생신같이 특별한 날에만 잠깐 내 시간을 쪼개 관심을 나눠드리는 부모님이, 원래 그 존재만으로도 늘 감사하고 사랑해야 하는 분들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 신경숙님 작품을 처음 읽었습니다. 출퇴근 시간, 버스에서 책을 읽어도 멀미가 나기는 커녕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푹 빠져 읽었던 요번 '엄마를 부탁해'를 통해 다른 작품들도 접하고 싶다는 욕구가 급 생기네요.

마치, 할머니께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술술 읽어지고, 다 읽고 나면 가슴에 뭔가 딱딱하게 말라있던 감정이 다시 부드러워지고, 새로운 감각을 얻은 것처럼 충만해지는 이런 느낌은 좋은 작품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일 것입니다.

2009년 8월 5일 수요일

[Book]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공지영님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었습니다. 사형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열일곱살짜리 소녀를 강간살해하고, 그 어머니와 파출부 아주머니까지 죽인 사형수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리고 어려서 사촌오빠에게 강간을 당한 사실을 어머니로부터 입밖에 내지 못하도록 압박당해, 응어리를 진 채 살아오면서 세 번이나 자살시도를 한 30대 여성이 그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우여곡절 끝에 사형수를 교화하게 된 주인공 여성과 사형수는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가 가진 상처를 만져주고, 각자의 삶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늘 살얼음판 같은 공포의 아침을 맞던 어느 날,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제목만 보고는 내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면 왠지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을 것 같은 막연한 추측을 했었는데...

조금은 낯선 이야기를 다룬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생소함 만큼이나 새로운 감동과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이야기 전개가 조금 특이합니다. 주인공이 바라보는 관점에서 전체적인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사형수가 작성한 일기가 조금씩 소개되는데, 소설을 읽는 흥미를 더해주는 구조인 듯 싶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도 먼 관심밖의 이야기였던 '사형제'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김영삼 정부 때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되었다고 하네요. 당시 23명을 사형하면서 몇 십년만에 최대 규모로 사형을 집행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날, 공지영 작가는 송년회를 마치고 귀가길 택시안에서 라디오를 통해 이 뉴스를 들었다고 후기에 소개합니다. 당시 뉴스를 들었을 때의 뭔지 뭐를 울컥함과 분노, 회한의 감정들은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였다고 하시네요.

우리는 저마다 행복한 삶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더 행복한 삶을 꿈꾸고 더 행복한 삶에 집중하느라 종종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은 그냥 흘려버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행복을 누릴 줄 모르는 사람이 미래의 어느 순간에 갑자기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저도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지나갈 것을 안다면, 언젠가는 추억이 될 거라는 걸 안다면, 삶의 매 순간순간들을 좀 더 행복하고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고 보냈어야 하는데 말이죠...

작가는 우리가 지금 각자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아니 어쩌면 보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09년 8월 3일 월요일

트위터(Twitter) 홈 리뉴얼

트위터의 홈페이지가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아마도 메인화면에 기존에 없던 검색창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트위터가 어떤 서비스인지 모르는 시점에 서비스를 접한다면, 검색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지난 6월, 블로터 포럼에서 허진호 박사님께서, '예컨대 앞으로 트위터가 돈을 벌게 된다면 첫 아이템이 ‘실시간 검색’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게 구글, 네이버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상호 보완하는 관계다. 구글에 트위터 실시간 검색을 붙이면 굉장히 강력해진다...' 라고 말씀을 하신 기억이 문득 떠오릅니다.

트위터의 검색 결과는 검색 버튼을 누를 때마다 결과가 바뀝니다. 즉,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일어납니다. 이는 기존의 구글같은 검색 엔진과는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는 부분이죠.

트위터는 아직까지 뚜렷한 수익 모델을 적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웹서비스로서 자체 수익 모델없이 천년만년 사업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실 이미 충분한 트래픽이 발생하고 있고, 트위터를 활용한 파생 서비스들은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까지도 수익 모델을 적용하고 있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그 위상에 걸맞는 참신한 수익 모델을 내놓기 전에는 섣불리 진행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고집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번 트위터의 홈페이지 리뉴얼은 그런 면에서 트위터의 수익 모델에 대한 테스트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만약, 사용자들이 트위터의 검색창을 통해 기존 검색 엔진에서 만족할 수 없었던 부분을 채워간다면, 충분히 새로운 검색 서비스로서 각광을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실시간 검색이라는 트위터의 특성에 맞게, 검색 광고 역시 광고주들이 실시간으로 내용을 업데이트해서 보여줄 수 있는 색다른 형태로 등장하지 않을까요?

2009년 7월 25일 토요일

Yahoo 메인 리뉴얼

야후가 메인화면을 리뉴얼하네요. 현재 미국 야후 사이트(www.yahoo.com)로 접속을 하면 화면 상단에 미리 새로운 메인화면을 이용해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글보다 먼저 인터넷 산업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던 야후. 어느 덧 구글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는 이후 구글을 뒤쫓는 형국이 되버린 듯 합니다.

국내 포털서비스인 다음과 네이버의 관계와도 참 유사합니다.

<개편 후>

<개편 전>

인터넷, 선거

일, 내달 총선서 트위터 못쓴다 (2009.07.24 / 연합뉴스)

8월 30일에 있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트위터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일본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대한 뉴스입니다.

트위터를 쓸 수 없는 이유는 '이미지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하네요.

뭐... 남의 나라 얘기긴 하지만, 일본을 너무나 가까이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아직 많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 일본의 저런 선례가 향후 우리나라의 선거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막는 근거로 활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깁니다.

생각해보면 2007년 말 대통령 선거 즈음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블로거들에게 선거법 위반 처분 등이 내려지면서 선거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온라인 활동이 상당히 위축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지금은... OTL)

선거는 대표자를 뽑는 과정입니다. 그러려면 후보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유권자는 자신이 지지할만한 사람을 결정하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후보가 자신을 알리는 방법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되겠지요.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쓸 수도 있고,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글은 신문이나 각종 인쇄매체라는 매개를 통해, 말은 직접 대면하거나 녹음/녹화되어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을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만 전달되도록 한다면 그것이 과연 선거의 의미를 잘 살리는 것인지 의아합니다.

온라인을 통해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근거로 삼는 것이, 허위 정보에 대한 필터링 기능이 약하다는 부분입니다. 즉, 거짓 정보에 속아 현명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잘못 행사할 수 있다는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과연 신문과 방송은 온라인보다 얼마나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가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과연 정말 진심으로 허위 정보의 유통을 걱정하는 것인지조차 의문이 듭니다.

만약 진심으로 허위 정보의 유통을 걱정한다면, 온라인의 허위 정보 필터링 기능 강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아예 온라인 서비스의 이용을 막으려 들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어쩌면, '허위 정보 유통의 우려'라는 그들의 걱정 뒤에는 혹시 오히려 너무도 정확한 정보가 유통될까, 또는 예전 뉴스나 기록들이 다시금 논의되면서 과거 부적절한 행동이 이슈화될까 하는 것들이 숨어있는 것은 아닐런지.

내년이면 지방선거, 3년 뒤엔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미디어법도 결국은 통과되었고, 이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인터넷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심하고 있지나 않을지 내심 걱정이 됩니다. 제 생각엔 이제 유권자들이 스스로 지혜로워지는 수밖엔 답이 없을 것 같습니다~~

[Bookmark] 검색 서비스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검색창 하나 달려있지 않은 사이트는 거의 없습니다.

무수히 많은 웹서비스들 - 이메일, 뉴스, 쇼핑, 교육, 커뮤니티 등등 - 중에서도 사용자에게 주는 효용이나 파급력이 가장 크고 중요한 분야는 단연 검색일 것입니다.

인터넷과 함께 등장하고 성장한 구글, 야후, 네이버같은 기업들의 핵심이 검색 서비스라는 사실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검색의 중요성은 대충 공감할 수 있을 듯 생각됩니다.

약 3년 전, 웹 2.0 개념이 주목을 받으면서 새로운 컨셉의 검색 서비스들도 많이 등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국내에서는 '첫눈'이라는 검색 서비스가 네이버에 인수되면서 화제가 된 적도 있었구요. (현재 첫눈 서비스는 종료되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아마 새로운 검색 엔진이 기존 검색 엔진들보다 더 좋은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견해로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본력이 있는 큰 회사들이 기술력 있는 작은 회사들을 인수했던 것이겠지요.

그런데 요즘은 구글, 야후같은 골리앗 인터넷 회사를 상대하고자 하는 새로운 검색 서비스들에 대한 소식이 예전보단 많이 뜸해진 것 같습니다.

웹 검색 시장은 이제 더 이상 서열 변경이 일어날 수 없을만큼 기존 서비스들의 입지가 너무도 공고해졌기 때문일까요...?...


그런데 오늘 문득 검색 서비스에 대한 뉴스가 오랜만에 올라왔습니다. 내용을 보니, 해외에서는 여전히 활발하게 새로운 검색 서비스에 대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글처럼 모든 웹을 대상으로 한 검색 엔진도 있지만, 특징적인 것은 동영상 검색, 실시간 검색 등 조금 특화된 색다른 컨셉의 검색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다소 위축된 듯 보이지만, Qrobo라든가 동영상만 전문적으로 검색해주는 앤써미 같은 검색 서비스들도 새로이 등장해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죠.

웹페이지, 콘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수록, 그 같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그래서 사용자 만족도를 더욱 높여주는 검색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입니다.

따라서 웹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새로운 검색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시간은 좀 걸릴지라도 충분히 기존 검색 서비스들과 경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2009년 7월 22일 수요일

[Bookmark] 온라인 가계부 서비스

2008년 12월 네이버온라인 가계부 서비스를 오픈한 걸 보면서, 서비스에 대한 호기심에 앞서 왜 가계부처럼 온라인으로 구현했을 때 오프라인 대비 다양한 부가가치를 줄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을 이제야 서비스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먼저 생겼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관리는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곧 경쟁력일텐데... 이 때 가계부는 필수 도구가 되어줍니다.

그래서 아마 컴퓨터가 보편화되기 이전부터 오프라인 방식 - 금전출납부 같은 수기 작성 방식 - 으로 수입, 지출을 기록해왔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재무관리는 그저 단순하게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그 기록을 분석해서 새로운 재무계획과 전략을 짜고, 이를 통해서 지출은 줄이고 수입은 늘릴 수 있는 더 좋은 행동으로 연결하는 것까지가 될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수입과 지출 기록으로부터 다양한 분석 결과를 뽑아주는 데이터 분석 기능은 수기 방식으로 감당할 수 없는 소프트웨어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여기에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사람과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타인의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더 지혜로운 재무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면 온라인 서비스만의 독창적인 가치를 갖게 되겠죠.

얼마 전 '오픈업' 모임에서 싸이월드의 창업자셨던 이동형 대표께서 "국내에 있어야 될 것 같은 서비스인데 아직 없는 서비스로 '지역기반의 정보 공유 및 커뮤니티 서비스'와 '일정관리' 서비스를 들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아마 온라인 서비스로 구현하면 네트워크 환경을 십분 활용함으로써 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좋은 서비스 분야를 말씀하신 게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요, 가계부 서비스도 이처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낸 분야일 것입니다.

원래는 인터넷이 한창 성장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가계부 서비스들은 종종 등장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메이저 서비스로 남아있는 서비스는 '이지데이', '모네타 가계부', '머니플랜' 정도로 압축됩니다. 또 금융 사이트들도 가계부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검색, 쇼핑, 교육 등 많은 분야의 온라인 서비스들이 인터넷 기술의 발전, 사용성 변화, 사용자 요구 등 환경 변화에 따라 꾸준히 변화하고 개선하면서 성장과 혁신을 거듭하는 데 반해, 가계부 서비스들은 아직까지 태고적의 모습에서 크게 변신한 서비스가 없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가계부 서비스는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더 좋은 서비스가 등장한다고 해도 다른 서비스로 옮겨가기가 어렵습니다. 이는 사용자를 락인(Lock in)시키기엔 서비스 테마 자체가 충분한 매력을 가진 분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용자 만족도를 더 높이도록 하는 개선 노력을 게을리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텐데요...가장 최근에 등장한 네이버 가계부 서비스를 계기로 다른 서비스들도 자극받아 더 유용한 서비스로 거듭나길 기대해봅니다~~

<국내 가계부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해외 가계부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2009년 7월 20일 월요일

[Bookmark] "소셜 웹 기획" 저자 조슈아 포터 블로그

얼마 전 "소셜 웹 기획"이라는 책을 구입했습니다.


이 책을 저술한 "조슈아 포터(Joshua Porter)"가 운영하는 블로그 Bokardo.com 은 소셜 웹서비스 기획, 어플리케이션 기획, 인터페이스 기획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웹 서비스를 기획하시는 분들께서 참고할만한 좋은 자료들이 많이 있네요~

2009년 5월 25일 월요일

벌써부터 너무도 그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떠나셨습니다.

벌써부터 그리워집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공허감은 더 커지기만 하네요...

요즘... 존경할만한 철학과 가치관을 행동으로 실천해 보여주는 사람이 많지 않은 세상인데...
......

그래도 전 항상 그 분의 존재를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또 그런 기회가 생기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편히 눈 감으시길...













2009년 4월 23일 목요일

[Book] 착각하는 뇌 - 이케가야 유지 지음, 김성기 옮김

'뇌, 마음, 정신, 영혼'

요즘 제가 관심을 갖는 분야입니다. 뭐... 道에 빠진 것은 아니구요... ^^;

문득 문득 '생명이란 얼마나 신기한가', '나는 왜 이렇게 생각을 할까', '생각의 실체는 뭘까',...... 이런 호기심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저는 과학을 좋아합니다. 결과가 나타난 원인들을 찾아내고 분석해서 논리적인 과정을 명쾌하게 뽑아내는 절차가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이죠. 그런데, '두뇌, 마음, 정신, 영혼'이라는 분야는 아직까지 명쾌한 논리나 설명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간혹 서점에서 '뇌'나 '마음' 등에 관한 책이 있으면 가급적 구매해서 읽는 편입니다.




이 책도 오랜만에 제목만 보고 끌려서 구입한 책입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 나의 책 선정 안목에 스스로 자찬하고 있지요~^^

이 책은 일본의 약학 박사로서 오랫동안 뇌관련 질환을 연구한 '이케가야 유지'라는 분이 저술했습니다. 우리 일상 생활에서 호기심을 갖을 만한 26가지의 화두(예를 들면, '나이가 들면 머리가 나빠질까', '사랑에 빠진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인간은 정말 죽을 때까지 뇌의 10퍼센트만 사용할까' 등등)를 던지고,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줍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어려운 내용들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게 설명해나가는 저자의 글쓰기 실력이 놀랍습니다. 뇌에 대한 호기심도 더 왕성해졌구요. :)

2009년 4월 20일 월요일

[Book]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지음

지난 해(2008년) 7월 31일 국방부로부터 불온서적으로 지정당했던 경제서입니다. 참 기막히는 일이 많이 벌어지는 대한민국입니다.

어쨌든 국방부 덕에 한동안 잊고 지냈던 '불온서적'이라는 아련한 추억 속의 단어도 다시 들어 보게 되네요.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은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장하준 교수가 저술한 경제학 교양서입니다.

불온서적으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파격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에 끌려 나중에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세계 경제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여러가지 문제점과 저자가 생각하는 해결책들을 제시합니다.

1970년대부터 서유럽과 북미 지역 등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이 정치, 경제 정책의 기준으로 삼았던 '신자유주의'가 실제로 어떤 문제들을 야기해 왔는지 다양한 역사적 사례들을 가지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개발도상국들에게 수용하기를 강요하는 다양한 신자유주의 정책이 해당 국가에 어떤 결과를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전세계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전망합니다.

특히, 장하준 교수는 지금 중국이나 여타 개발도상국들이 값싼 노동력에 기반한 상품만 만들도록 유도하는 선진국들의 정책은 결국 그들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근시안적인 전략이라고 비판합니다.

지금 당장 식량,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국가들이 어느 정도 안정된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해당 국가를 위한 적절한 경제 보호 정책 - 특허, 관세 등등 - 을 용인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수십억 인구를 가진 이 개발도상국들이 안정적인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하도록 이끄는 것이 선진국들을 포함한 전세계 경제가 양질의 성장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런 논리는 비단 국가간에만 해당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 한나라당에서 장하준 교수 초청강연을 열었다고 합니다.

다른 견해를 들으려는 태도의 변화는 장족의 발전이라고 치하할만 하지만... 사회 복지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의 수준이나 견해를 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입니다.

...어느 인간이 (사회가) 뒤를 받쳐주고 있는데 공격적이고 창의적이겠느냐. 필사적이고 벼랑 끝의 배수의 진을 쳤을 때 모험이 나오는 것...
-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 출처 '프레시안'

어떤 사회적 경험을 했기에, 모든 사람이 목에 칼을 들이대야 최선의 노력을 다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인간의 창의성이 절박함에서 나온다고 여기는 그 생각도 동의하기 어렵지만, '어느 인간이...'라고 하며 일반화해버리는 것을 보면 섬뜩함마저 느껴집니다.

2009년 4월 15일 수요일

[Music] ♬ Creep (Acoustic) - Radiohead

영화 <씨클로(Cyclo)>의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이 노래는 영국의 락그룹 라디오헤드(Radiohead)의 1집 앨범 타이틀 곡입니다.

93년 4월에 발매된 1집 <Pablo Honey>를 통해 데뷔한 라디오헤드는 타이틀곡이었던 'Creep'이 성공하면서 데뷔와 함께 세계적인 밴드로서의 명성을 얻었다고 합니다.

Creep은  축축 늘어지는 듯 하면서도 애절함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1993년 당시에는 이런 류의 음악이 다소 파격적인 인상을 주었다고 하네요.

약간은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Creep은 이후 베트남 영화 씨클로(Cyclo)의 OST로 다시 한 번 사랑을 받습니다.


Creep
- Radiohead

When you were here before couldn't look you in the eye
네가 여기 있었을 때 난 너의 눈을 바라볼 수가 없었어

You're just like an angel your skin makes me cry
넌 마치 천사같아 네 살결은 날 울게 만들지

You float like a feather in a beautiful world
너는 깃털처럼 가볍게 떠 다니지,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

I wish I was special you're so fucking special
내가 특별 했으면 좋겠어 넌 정말 지독하게도 특별해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하지만 난 불쾌하고 이상한 사람이야. 도대체 난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I don't belong here  I don't care if it hurts
여긴 내 자리가 아니지만 고통이 온다해도 상관없어

I want to have control I want a perfect body I want a perfect soul
난 자제할 수 있으면 좋겠어. 완벽한 몸을 원하고 완벽한 영혼을 원해

I want you to notice when I'm not around
내가 주위에 없을때 니가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You're so fucking special I wish I was special
넌 정말 지독하게 특별해 나도 특별하다면 좋을텐데-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하지만 난 불쾌하고 이상한 사람이야. 도대체 난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I don't belong here
여긴 내 자리가 아닌데.

She's running out the door
그녀가 다시 문 밖으로 달아나

she's running she run, run, run, run, run
그녀가 달려가. 그녀가 달려- 달려가 달려가..

Whatever makes you happy  whatever you want
너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이든, 네가 갖고 싶은 그 무엇이든

You're so fucking special I wish I was special
넌 정말 지독하게도 특별해 나도 특별했으면 좋겠어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하지만 난 불쾌하고 이상한 사람이야. 도대체 난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I don't belong here
여긴 내 자리가 아닌데.

I don't belong here
여긴 내 자리가 아닌데.

2009년 4월 14일 화요일

[Music] ♬ Bravo, My Life - 봄여름가을겨울

봄여름가을겨울의 2002년 1월 발매된 정규앨범 <Bravo, My Life!>에 수록된 타이틀 곡입니다.

어제 어떤 TV프로에서 '친구'에게 들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음악으로 이 곡을 소개하더군요.

음악은 정말 묘한 매력을 가졌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다른 잡념들을 모두 비워내고, 리듬과 가사에 집중하다 보면 감정이 북받치기도 하고, 음악과 매칭되는 새로운 생각들이 문득 떠오르기도 하고...

이 노래를 들으면 일상에 지친 자신에게 새로운 삶의 열정과 에너지를 주는 것 같습니다.

몽롱하게 출근하는 아침, 고단했던 하루를 마무리하며 아늑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종종 들어보세요~~


Bravo, My Life
- 봄여름가을겨울

해 저물어 오는 오후 집으로 향한 걸음 뒤엔
서툴게 살아 왔던 후회로 가득한 지난 날
그리 좋진 않지만 그리 나쁜 것만도 아녔어

석양도 없는 저녁 내일 하루도 흐리겠지
힘든 일도 있지 드넓은 세상 살다 보면
하지만 앞으로 나가 내가 가는 곳이 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 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내일은 더 낫겠지 그런 작은 희망 하나로
사랑할 수 있다면 힘든 1년도 버틸 거야
일어나 앞으로 나가 내가 가는 곳이 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 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고개 들어 하늘을 봐 창공을 가르는 대지
너의 어깨에 잠자고 있는 아름다운 날개를 펼쳐라

2009년 4월 13일 월요일

[Book] 마지막 강의 - 랜디 포시(카네기멜론대학 교수)

책 제목만 보고 '마지막 수업(알퐁스 도데)' 이 연상되었습니다.

책은 제목을 어떻게 뽑아내느냐가 참 중요하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은 어쨌든 제목부터 제 호기심을 잘 자극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예전에 영풍문고에서 봤을 땐, 그냥 책만 판매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보니 'WISH BOOK' 이라는 부록까지 함께줘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구매를 했습니다. ^^

책을 사기 전에 서평 등을 보니,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대학교수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들을 강의한 내용이라는 정도를 알 수 있었습니다. 언제 죽을 지 알고 남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어떤 얘기를 했을까하는 궁금증에 별다른 고민없이 책을 선택했죠.

이 책의 저자는 카네기멜론(Carnegie Mellon) 대학에서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라는 컴퓨터 분야의 학문을 연구하는 랜디 포시(Randy Pausch) 교수입니다. 물론 책의 내용은 어려운 학문적 내용이 아니라 저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안타깝게도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카네기멜론 대학의 종신교수가 되었지만, 47살이던 2007년에 은퇴를 하게 되고 은퇴를 하면서 자신의 학생들과 일반 청중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강의를 준비합니다.

2007년 9월 18일 "Really Achieving Your Childhood Dream(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는 것)"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마지막 강의는 유튜브 등에서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책은 저자의 어린 시절과 결혼, 어린 시절에 꾸었던 꿈을 이루거나 이루어가는 과정에 대한 얘기 등 마지막 강의에서 발표된 내용들과 함께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과 강의를 하고 난 후 느낌과 생각들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은 누구나 '인생'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제 일상의 삶 속에서는 그런 거시적 관점의 삶의 목표와는 괴리감이 있는 선택과 행동도 종종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본받을 만한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하면서 외부의 신선한 자극을 받을 때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각오도 새롭게 다지는 계기를 맞게 되죠.

이 책도 2009년 초 새록새록했던 제 각오가 좀 시들해진 요즘, 한발짝 벗어나 좀 더 차분하면서도 객관적인 관점에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마지막 강의를 준비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음으로써 남은 삶을 정리하고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하게 됐고, 그 동안 중요했지만 일상에 바빠 미루어왔던 일들도 차근차근 해나감으로써 후회스러울 부분들을 조금이나마 덜고 떠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저도 '죽음'이라는 주제를 너무 먼 남의 얘기처럼 멀리 두고 준비없이 살아온 것은 아닌지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2009년 4월 10일 금요일

구글이 거부한 방통위의 "인터넷 실명제"

구글 코리아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하였습니다.

논의 단계부터 구글같은 글로벌 서비스 회사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궁금했었는데, 구글은 서비스 운영에 있어 확고한 철학을 보여주네요.

우리나라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IE에서만 제대로 열립니다)"을 살펴보면 제44조 5(게시판 이용자의 본인 확인) 항이 있습니다.



여기 2항에 보면,

2.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제공하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유형별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이면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되는 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제1항제2호에 따른 기준에 해당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본인확인조치를 하지 아니하면 본인확인조치를 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③ 정부는 제1항에 따른 본인 확인을 위하여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④ 공공기관등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제1항에 따른 본인확인조치를 한 경우에는 이용자의 명의가 제3자에 의하여 부정사용됨에 따라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전문개정 2008.6.13]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서비스 업체에게 본인확인조치를 하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거죠.

원래 이 조항은 2007년 1월 개정된 21차 법안을 보면 정보통신부 장관이 명령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8년 2월 29일 개정안을 보면 이때부터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권한을 갖도록 되어 있습니다. (MB 취임 4일만에 개정이 되었네요.)

그렇지만, 사실 이 법률 자체는 이미 오래 전 만들어진 법입니다. (※참고 유튜브 실명제 거부의 불편한 진실) 그렇게 오래된 법안이 왜 이제와 이슈가 되는건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이번에 구글이 게시판 기능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이 법률보다는 바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시행령(IE에서만 제대로 열립니다)" 때문입니다. 이 시행령의 제 29조 본인확인조치와 관련된 거죠.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보등에관한법률시행령
......
제29조(본인확인조치) 법 제44조의5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란 다음 각 호의 모두를 말한다.<개정 2009.1.28>
1. 「전자서명법」 제2조제10호에 따른 공인인증기관, 그 밖에 본인확인서비스를 제공하는 제3자 또는 행정기관에 의뢰하거나 모사전송ㆍ대면확인 등을 통하여 게시판이용자가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할 것
2. 본인확인 절차 및 본인확인정보 보관시 본인확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할 것
3. 게시판에 정보를 게시한 때부터 게시판에서 정보의 게시가 종료된 후 6개월이 경과하는 날까지 본인확인정보를 보관할 것
...

대통령령인 이 시행령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만든 것입니다. '게시판 이용자가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고, 정보 게시가 종료되고도 6개월이 지날 때까지 본인확인을 할 수 있는 정보를 보관하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원래 작년 2월 29일 새로 만들어졌을 때는 정보를 게시한 날부터 6개월까지 본인확인정보를 보관하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걸로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올해 1월 28일 개정하면서는 정보게시가 끝나도 6개월까지는 본인확인정보를 보관하라고 변경했습니다.

대부분의 게시판들이 기간이 흘렀다고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처리하지는 않는 상황이니(현실적으로 그랬다간 서비스 자체를 이용하지 않겠죠), 실제로는 영구히 보존하라는 것과 다름이 없는 내용입니다.

어쨌든 구글은 그 짓을 하느니, 한국 유튜브 서비스에서는 게시판 기능이라고 걸고 넘어질 수 있는 '댓글/업로드'서비스를 자발적으로 제한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안녕하세요, YouTube 사용자 여러분

저희는 평소 저희가 일하는 모든 분야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우선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더 많은 정보를 갖는다는 것은 더 많은 선택과, 더 많은 자유와, 궁극적으로 더 많은 힘을 개인에게 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들이 원한다면 익명성의 권리는 표현의 자유에 있어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YouTube는 국내의 본인확인제 관련 법률로 인해 오늘부터 한국 국가 설정에 한해 동영상/댓글 업로드 기능을 자발적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YouTube는 본인확인을 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사용자들은 본인확인없이 이전과 동일하게 모든 동영상과 댓글을 보실 수 있으며, 다른 사이트에 동영상을 임베디드하는(링크를 심는) 것도 이전과 동일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변경은 다른 국가 선택시에는 해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 이외의 국가 설정을 할때에는 본인확인 없이도 동영상과 댓글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이번 변화가 YouTube 국내 사용자분들의 사용편의에 영향을 끼쳐 드리는 것이라 먼저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YouTube는 사용자 여러분들이 만들어가는 커뮤니티입니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주시고, 자주 찾아주시고, 많이 활동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출처 유튜브 공식블로그(http://www.youtube.com/blog/), 2009/04/08

구글로서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크게 손해보지 않는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많네요. (※ 참조 유튜브 한국 서비스 포기선언 -1석2조의 효과)

어쩌면 외국이라 해도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국가의 법을 적극적으로 준수하지 않는 점은 통념상 비판을 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준수해야 할 법 자체가 통념을 벗어난 경우라면 이렇게 그 행위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 같습니다.

어제 뉴스를 접하고 들어가본 방송통신위원회는 Sever Error가 났던데,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그대로네요~~


2009년 4월 9일 목요일

[Music] ♬ 바흐(Bach) - Brandenburg Concertos No.3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년 3월 21일 ~ 1750년 7월 28일)는 학창 시절 '음악의 아버지'로 배웠던 기억이 나는 작곡가입니다.

바흐는 1600년 ~ 1750년에 이르는 일명 '바로크 시대'의 마지막 시기에 활동했던 독일 작곡가인데요, 바흐가 이렇게 음악의 아버지라고 추앙받는 이유는 독일 전통 음악에서부터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양식을 융합함으로써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만들었고, 이후 세대에게 바흐의 음악은 새로운 음악의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흐는 23살 때부터 바이마르 궁정 예배당의 오르가니스트로 음악 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 때, 작곡하고 연주했던 오르간곡을 통해 바흐의 이름이 독일에 널리 알려지며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명성을 바탕으로 궁정악단의 콘서트마스터가 된 바흐는, 당시 새로운 음악이었던 비발디의 협주곡을 분석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협주곡을 작곡하게 됩니다.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Brandenburg concertos)"입니다.



이 협주곡은 총 6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당시 브란덴부르크의 후작 '크리스티안 루드비히'에게 헌정하면서 이런 제목이 유래했다고 합니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Brandenburg Concerto No. 1 in F major, BWV 1046
Brandenburg Concerto No. 2 in F major, BWV 1047
Brandenburg Concerto No. 3 in G major, BWV 1048
Brandenburg Concerto No. 4 in G major, BWV 1049
Brandenburg Concerto No. 5 in D major, BWV 1050
Brandenburg Concerto No. 6 in B flat major, BWV 1051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들어보면 귀족들의 파티에서 연주되면 잘 어울릴 듯한 경쾌함이 느껴집니다.

이에 대해 당시 궁정의 분위기가 교회음악을 중시하는 환경이 아니었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세속적인 협주곡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경쾌하면서도 어찌보면 세속적이라 평할 수 있는 곡을 작곡할 수 있었다라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2009년 4월 8일 수요일

[Music] ♬ Jacques Offenbach - Orpheus in the Underworld Overture

흔히 "캉캉(Can Can)춤의 음악"으로 알고 있는 곡입니다.

이 곡은 독일 태생의 프랑스 작곡가이자 첼리스트였던 자크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년 6월 20일 ~ 1880년 10월 5일)의 대표작 중 하나인 <지옥의 오르페우스(Orphée aux Enfers, "천국과 지옥"이라고도 함)>의 음악입니다.

오르페우스(Orpheus)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시인입니다. '수금(lyre)'이라는 고대 그리스의 현악기를 잘 연주하는 훈남이었는데, 에우리디케(Eurydice)라는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에우리디케가 독사에 물려 죽는 사건이 일어나고, 에우리디케를 그리워하던 오르페우스는 지하(지옥, 저승)로 내려갑니다.

지옥의 문을 지키던 개 '캘베로스'를 연주로 잠재우고, 저승의 신 '하데스(Hades)'에게도 아내를 돌려달라며 연주를 합니다. 연주에 감동받은 하데스는 아내를 데리고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지만, 단 이승에 도착할 때까지는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조건을 답니다. 그러나 예측할 수 있듯 오르페우스는 아내가 잘 따라 올라오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못이겨 뒤를 돌아보게 되고 아내는 다시 지옥으로 떨어지게 되죠.

이에 슬픔에 젖어 살던 오르페우스는 태양의 신 '아폴론(Apollo)'만을 숭배하며 여성을 멀리하는 삶을 살았다고 하는데, 여성을 멀리하는 것에 격분한 '디오니수스(Dionysus)'의 여성들이 그를 찢어죽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여성을 가까이 해야겠어요~~~ ^^)

오펜바흐는 이 신화의 내용을 조금 각색해서 오페라를 만들어 공연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 오페라의 서곡으로 연주되는 곡이 바로 요(↓) 음악입니다.



7분 30초 정도부터 익숙한 연주가 나옵니다~

2009년 3월 16일 월요일

[다큐] KBS 다큐멘터리 미술, 제1편 "모나리자의 진실"

지난 2007년 3월, KBS에서 방송 80주년 특집으로 방영했던 다큐멘터리 "미술"을 봤습니다.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삼성에서 후원을 했네요.

"미술"이라는 테마는 해당 분야에 조예가 어느 정도 있는 일부 사람들만이 향유하는 문화라는 생각을 다소 갖고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보니 미술이란 분야가 그렇게 어렵게 느낄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방송의 기획 의도가 "미술"이란 분야를 즐기는 사람만 향유할 수 있는 괴리된 문화예술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가까이 즐길 수 있는 예술이라는 점을 알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런 의도였다면 정말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총 5부작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의 첫 편은 "모나리자의 진실" 이라는 부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역시나 세계 최고의 회화 작품, 인류의 위대한 유산으로 손꼽히는 "모나리자(Mona Lisa)"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2006년 한 해 동안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는 82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약 40만 점이나 되는 미술품들을 소장한 세계 최대의 박물관 루브르에서도,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 바로 모나리자라고 하네요.


모나리자가 왜 그토록 유명하고, 왜 그토록 중요한 예술 작품인지 궁금해집니다.

도널드 새순(Donald Sassoon, 런던대 비교역사학 교수)
모든 여성의 초상화들 중에서 왜 모나리자가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많이 재현되고 있는가? 모나리자를 둘러싼 다른 역사적인 질문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해답은 없다

그리 간단한 해답은 없다고 하지만, "명성이 명성을 낳아 세계 최고의 명품이 된 모나리자" 라는 나래이션에서 슬쩍 답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나리자에 대한 기록은 1550년대에 쓰여진 조르지오 바사리(Giorgio Vasari,1511~1574)의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전기"라는 책자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기록에 보면 바사리는 '모나리자의 눈썹'에 대해서도 아름답다는 내용으로 기록을 남겼다는데요, 그러나 아시는 것처럼 모나리자는 눈썹이 없습니다. (어렸을 적엔 그것을 참 궁금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왜 눈썹이 없을까? 실제 인물이 눈썹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미처 다 못그린 것일까...?)

이 때문에 바사리의 기록이 신빙성을 잃으면서 "모나리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게 되었고, 그 중에는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 자신'이라는 주장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사리가 비록 눈썹에 대한 잘못된 기록을 했다고 해도 여러 가지 정황상 증거를 보면 그의 기록이 사실에 가깝다고 합니다.

도널드 새순(Donald Sassoon, 런던대 비교역사학 교수)
그녀가 리자 게라르디니가 아니라 귀족 계급의 다른 부인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다른 여성에 대한 증거는 더욱 적다. 따라서 나는 모델이 리자 게라르디니라는 주장을 더 선호한다. 사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릴 당시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피렌체에 있었고 그녀 역시 그곳에 있었다는 당대의 자료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바사리의 기록을 보면, 1503년경 피렌체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리자 부인이 만났다고 합니다. 피렌체는 가장 먼저 르네상스(Renaissance)를 꽃피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죠.

원래 피렌체 부근이었던 빈치(Vinci)에서 태어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18년간 밀라노의 루드비코 스포르차 대공 밑에서 생활을 하다가 밀라노가 프랑스의 침공을 받자 피렌체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사실 모나리자에 관한 많은 부분이 베일에 쌓여 있습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생전 약 6,0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노트를 남겼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모나리자에 대해서 만큼은 일체의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을 보면 다소 의도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해석을 하기도 합니다. 다 빈치가 기록을 남기지 않은 이유도 궁금증을 낳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많은 부분들이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가 2005년 1월 피렌체의 한 수도원에서 모나리자가 그려진 작업실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수 백년동안 궁금해하던 호기심을 한꺼풀 벗겨낼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셈이니 대단한 발견이었을 듯 싶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작업실의 일부는 현재 군시설이라서 외부인이 들어갈 수 없다고 하는데요, 모나리자 발굴 책임자인 '마네스칼키' 박사의 말에 따르면 이 곳에 남겨진 벽화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증거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서명처럼 남긴 특유의 새 그림이라던지, 수태고지라는 작품에서 그려진 천사와 비슷한 형태의 그림 흔적 같은 것들은 이 곳 벽화가 다 빈치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하네요.


수태고지 | Annunciation by Leonardo da Vinci | Date: circa 1473-1475
Technique: Oil on panel | Dimensions: 38.75 × 85.5" (98.4 × 217 cm) | Location: Uffizi, Florence

새 그림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서명처럼 사용된다는 사실이 조금 의아할 수 있는데요, 원래 당시까지만 해도 새의 역동적인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비행'에 관심이 많았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새가 비행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관찰했고, 그는 많은 작품에 새가 비행하는 역동적인 모습들을 남겼다고 합니다.

밀라노에서 피렌체로 돌아와 머물던 당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암굴의 성모", "최후의 만찬" 등과 같은 작품으로 이미 명성이 널리 아려져 있었던 시점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일개(?) 상인의 아내인 '리자 부인'의 초상화를 그렸다는 것은 많은 의구심을 자아냅니다.

 암굴의 성모 | 1483 ~ 1486

최후의 만찬 | 1495 ~ 1497

피렌체의 시대 상황과 역사를 보면, 어느 정도 '모나리자'가 그려질 수 있었던 배경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피렌체에는 1294년에 착공해 1436년, 무려 15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건축된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Santa Maria del Fiore)'라는 성당이 있습니다. 이 성당은 완공 당시 유럽 최대 규모의 건축물이었다고 합니다.

르네상스를 꽃피우기 이전 이미 그런 대규모 건축물을 지을 만큼 부유했던 피렌체는 15세기 경엔 '유럽의 월스트리트' 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는데, 이런 금전적인 뒷받침을 바탕으로 예술의 발전이 있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특히, 오르산미켈레(Or San Michele) 성당은 15세기 초 피렌체 상인들의 예술 후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 성당 외벽에는 14개의 수호성인 상이 있는데, 모두 모직물산 조합, 병기공 조합, 은행가 조합 등 상인조합이 후원해 만들어진 청동상이라고 합니다. 또 이 성당의 세례당 청동문의 경우 경쟁 입찰 방식으로 조각가를 뽑았는데, 1401년 당시 23살이던 로렌초 기베르티(Lorenzo Ghiberti)가 우승해 청동문을 조각했다고 합니다.

피렌체의 전성기 시절 새로이 등장한 상인 귀족 중에서는 '메디치 가문'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코시모 데 메디치는 은행을 물려받은 뒤 적극적으로 예술을 후원한 인물로 르네상스의 아버지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그의 손자인 로렌초 데 메디치는 정치적으로도 예술 후원을 잘 이용한 인물이었다고 하네요.

이 로렌초의 소개로 밀라노의 공작 루드비코 스포르차의 후원을 받게 된 예술가가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입니다. 이후 장장 18년 동안 건축가, 궁정 화가, 군사 전문가로 활약하면서 '최후의 만찬', '암굴의 성모'와 같은 유명한 회화 작품을 남기는데, 이는 바로 스포르차의 열렬한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499년 밀라노가 프랑스의 침공을 받자, 다 빈치는 만토바베네치아를 거쳐 다시 피렌체로 돌아옵니다. 당시 피렌체는 미술품을 불태우며 ㅈㄹ발광을 하던 금욕주의 수도사 '지롤라모 사보나롤라'가 처형되면서 도시의 영광을 재현할 대형 벽화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피렌체는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에게 피렌체의 역사적인 전투를 그리게 할 계획이었고 1504년 두 사람은 각각 밑그림을 그리지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새로운 안료 사용에 실패하고, 미켈란젤로도 교황의 부름을 받고 떠나면서 이 프로젝트는 무산됐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만약, 이 두 위대한 화가가 합작으로 작품을 그려냈다면 정말 역사적인 예술품으로 길이길이 남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교황의 부름을 받아 로마로 떠나기 전 미켈란젤로는 예술품 하나를 남기고 갔다고 합니다. 바로 '다비드 상(David)'입니다. 다비드 상 또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위대한 예술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죠.

비슷한 시기에 다 빈치는 신흥상인, 즉 '부르주아'라는 계급으로부터 초상화를 주문받습니다. 당시만 해도 교황이나 추기경, 권력가들이나 주문하던 초상화를 새로운 상인 계층으로부터 주문받았던 것입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당시로서는 새로운 사회의 변화를 상징할만한 획기적인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모나리자의 주인공인 리자 게라르디니, 또는 그의 남편의 가문이 어떠했는지 살펴보게 되는데요, 우선 모나리자의 남편은 바르톨로메오의 자식인 프란체스코 델 조콘도라고 합니다.

델 조콘도는 실크 사업을 통해 꽤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메디치가와 같은 유력 가문에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네요.

그런 가문에서 어떻게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같은 거장에게 그림을 주문할 수 있었는지는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5년 10월, 프랑스 국립미술복원연구소에서 실시한 모나리자에 대한 정밀 검사에서 특이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원래 이 검사는 X-ray 투시를 통해 그림이 그려진 기법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모나리자의 의복 아래에 그려진 속옷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재밌는 것은 이 속옷이 출산을 앞두거나 막 출산을 한 여인들이 입던 속옷이라네요. 이를 두고 어쩌면 모나리자는 임신한 아내를 위한 프란체스코 델 조콘도의 특별 선물이었을 수도 있다고 해석합니다.

모나리자의 주인공인 리자 게라르디니는 1479년생이라고 합니다.(저도다 딱 500살이 많으시네요...) 원래 게라르디니 가문도 피렌체에서 꽤 중요한 위치에 있었는데, 1300년대 유명한 정쟁에 휘말리면서 시에나와 피렌체를 잇는 경계지역인 치안티 지역으로 쫓겨났다고 합니다.

현재까지도 남아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는 '비냐맛조' 빌라를 통해 게라르디니 가문의 흔적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비록 몰락했지만 유서깊은 가문이었기 때문에 상인 계급이었던 프란체스코 델 조콘도는 리자 게라르디니를 아내로 맞이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 밖에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프란체스코 델 조콘도, 또는 게라르디니 가문 사이에는 크고 작은 연결 고리들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개인적인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다 빈치에게 초상화를 의뢰했을 거라고 보는 것이죠.

더 관심을 끄는 것은 당시 만투바 공국의 공작 부인이었던 '이사벨라 데스테'로부터 끈질기게 초상화 주문을 받았지만, 다 빈치는 그녀에게 스케치만 한 장 건네고 초상화를 그리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런 공작 부인 대신 선택한 여자가 바로 모나리자였던 것입니다.

마틴 켐프(Martin Kemp, 옥스퍼드대 미술사학과 교수)
그는 그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모나리자는 동시대 작품들에 비해 정말 놀라운 작품이다. 모나리자는 그림을 보는 사람을 바라보고 웃고 있기 때문에 초상화와 관객의 상호작용이 여타 그림들과는 아주 다른 모나리자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훌륭한 초상화들은 모두 그림과 관객 사이에 직접적인 감정의 교류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바로 레오나르도가 최초로 발명한 것이다.

도널드 새순(Donald Sassoon, 런던대 비교역사학 교수)
레오나르도는 '스푸마토'라는 테크닉을 가지고 있었다. 즉, 입가와 눈매를 약간 흐릿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입가와 눈매가 조금이라도 올라간 것인지 내려간 것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그녀가 미소를 지고 있는지 아닌지 확실하게 알 수 없는 것이다.

모나리자는 매우 혁명적인 그림이다. '스푸마토' 기법과 '콘트라포스트' 자세는 모나리자를 특별하게 하는 두 가지 핵심적인 요소다. 그것은 단순히 나의 취향이 아니라 라파엘로 같은 사람이나 이후 200년간 유렵의 화가들이 모나리자를 보고 그 포즈를 모방했다는 사실로 충분히 증명된다.

모나리자는 인물도 인물이지만, 그 배경도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하는데요, 이는 인간의 몸과 지구 사이의 커다란 유사성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림은 현재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 있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이탈리아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모나리자가 프랑스에 걸려 있는 까닭에 대해서도 소개합니다.

1516년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알프스 산맥을 넘어 프랑스로 향했습니다. 바로 당시 20살을 갓넘긴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의 초대로 인한 것이었죠. 왕은 자신이 어릴 때 살던 '클로 뤼세(Clos Luce)' 성을 다 빈치에게 내줄 정도로 극진한 대접을 했다고 합니다.

프랑수아 생 브리(클로 뤼세 박물관장)
프랑수아 1세는 문학과 예술, 문화를 사랑했다. 그는 이탈리아에 매혹되어서 좋아하는 사람을 프랑스로 초대할 수 있었다. 당시 프랑수아 1세는 20세의 젊은 왕이었고 레오나르도는 63세였다. 그들의 관계는 프랑수아 1세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나의 아버지'라고 여길 수 있을 만큼 왕은 그에 대한 끊임없는 존경과 한없는 찬사의 마음을 갖고 있었다.

이 때 다빈치는 프랑스로 가면서 몇몇 회화 작품을 가지고 갔는데, 그 중 모나리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모나리자를 리자의 가족에게 넘기지 않은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미완성이었기 때문이었을지, 아니면 무슨 내막이 있는 것이었는지...

가장 든든한 후원자를 만났지만 안타깝게도 4년 만인 1519년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다 빈치의 유언에 따라 고국인 이탈리아가 아닌 프랑스 땅에 묻혔다고 합니다.

다 빈치가 죽자 프랑수아 1세는 퐁텐블로 성을 미술관으로 꾸미고 모나리자를 비롯한 미술품들을 전시했다고 하는데요, 이 새로운 미술을 접한 프랑스 화가들은 훗날 퐁텐블로 파를 탄생시킨다고 합니다. 바로 프랑스의 르네상스 가 시작된 것이라고 하네요.

빈센트 드로케 박사(퐁텐블로 국립 박물관 학예연구원)
프랑스의 왕들은 모나리자를 획득하면서부터 가능한 한 그들에게서 가장 가까운 곳에 놓기 위해서 노심초사했다. 그리고 루이 14세는 베르사이유 궁전에 가져다 놓았다. 어떻게 보면 모나리자는 항상 왕을 따라다녔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상징적이라고 할 만하다.

피에트로 마라니(미술평론가)
5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우리는 모나리자에 대해 말하고 있다. 모나리자의 가치와 상징은 지금도 시간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 리자 게라르디니는 늙어서 죽어 사라졌지만 그녀의 초상화는 오랜 시간의 시험을 견디어 냈다. 처음에는 피렌체의 평범한 한 여성의 초상화에 불과했지만, 레오나르도가 시간을 초월하는 우주적인 성격과 가치를 지닌 예술품으로 승화시켰다.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역사를 짚어보는 프로그램으로서 아주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라고 생각됩니다. 그 시작점을 모나리자로 잡았다는 점도 참 인상적입니다. ^^

  • 제 1 편 "모나리자의 진실" (2007년 3월 3일)
  • 제 2 편 "모던을 향한 발칙한 도발 - 마네의 올랭피아" (2007년 3월 10일)
  • 제 3 편 "미술 공장의 CEO, 앤디워홀" (2007년 3월 17일)
  • 제 4 편 "영국, 미술의 신화를 만들다" (2007년 3월 24일)
  • 제 5 편 "블루칩 아시아" (2007년 3월 31일)

2009년 3월 11일 수요일

DELL Studio 1537 노트북

작년 2월, 기회가 생겨 LG Xnote 13" 노트북을 사용해 왔었는데, 성능은 만족스럽지만 화면 크기가 작은 점이 불편해서 노트북을 새로 살까, 말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그래서 애플스토어델(DELL), 다나와 등을 돌아다니며 며칠 견적을 냈다가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델에서 마음에 드는 사양으로 견적을 냈더니 생각보다 비싸지도 않고 게다가 무이자 10개월 할부라는 말에 혹 해서 바로 질렀습니다.

PC 판매사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로 알려진 델(DELL)이지만, 개인적으로 델에서 제품을 구입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평소에 웹사이트에서 슈퍼 울트라급 사양으로 견적을 종종 내보곤 했었지요~ :D

요새는 이동용으로 '넷북'을 업무용으로는 좀 더 고사양의 '노트북'을 선호하는 것 같은데요, 저는 먼저 사용하던 노트북이 약 1.6kg으로 비교적 가벼운 제품이었지만, 들고 다닐 일이 별로 없었던 기억 때문에 이번엔 조금 무겁더라도 화면이 넓은 제품으로 선택했습니다.

DELL의 노트북 브랜드는 인스피론 미니, 인스피론, 스튜디오, XPS, 보스트로 등으로 나뉘는데요, 아무래도 고급형인 XPS가 비교적 디자인이 세련되어 보여 XPS M1530 모델로 견적을 냈습니다.

CPU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T9300으로, LCD도 WSXGA+(1680*1050)로 업그레이드 했더니, 금방 195만원으로 가격이 올라갑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너무 비싼 것 같아 조금 더 저렴한 모델인 Studio 1537로 견적을 다시 냈습니다. (제가 2월 16일날 제품을 주문했는데... 지금은 Studio 15인치 모델의 사양이 많이 바뀌었네요~)

CPU는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이 P8600(2.4GHz / 1066MHz / 3MB)으로 고정이고, 메모리는 기본이 3GB 였는데 4GB로 업그레이드하고, LCD도 1280 * 800 해상도의 제품을 1920 * 1200으로 업그레이드 했더니 약 161만원 정도 됩니다.

다른 것 괜찮은데 화면 해상도를 1920 * 1200으로 한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립니다. 픽셀이 너무 작아서 불편하지는 않을까 싶은...

어쨌든 주문을 했습니다. 무이자 10개월을 적용받으려면 제품을 주문하고 나서 결제를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러면 상담원으로부터 전화가 오는데요, 이것저것 제가 선택한 사양이 맞는지 확인하고 결제에 필요한 카드 정보 불러주고 그러면 끝납니다.

그리고 견적서를 PDF 파일로 만들어서 메일로 보내주는군요. 이 때 메일에 보내준 주문번호와 고객번호를 델 사이트에 가서 입력하면 배송조회를 할 수 있습니다.

길고 지루한 기다림 끝에, 주문한 날로부터 두 주가 지나서야 제품을 받았습니다.

노트북 가방과 노트북, 설치 CD 및 DVD, 전원케이블 및 어댑터, 마우스, 리모콘, 설명서 등이 들어 있습니다.

원래 노트북 가방은 아무래도 15인치다 보니 좀 무거울 듯 싶어서 뒤로 맬 수 있는 다른 제품을 고를려고 했었는데, 한국 델 웹사이트에서는 제품 이미지를 볼 수가 없어 그냥 기본으로 선택했습니다. (미국 델 사이트에선 이미지도 보여주던데... 사이트 개편 좀 해야될 듯 싶습니다.)

그리고 원래 배터리도 보다 오래쓸 수 있는 9Cell 배터리로 사려고 했으나, 9Cell 배터리 사이즈가 커서 노트북 뒷면으로 튀어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변경했습니다.

마우스도 그냥 기본으로 했는데, 기본 마우스 치고는 상당히 마음에 드네요. 모양은 별로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가볍고 스냅이 아주 부드럽습니다.

어댑터는 얇게 나왔습니다. 아마 가방에 넣기 좋게 개선된 듯 싶습니다. 담배갑 보다도 약간 더 얇습니다.

케이스를 무광 블랙으로 했는데 뭔가 단단해보이고 좋기는 한데, 손에 있는 기름기가 묻으면 아주 심하게 티가 나고 잘 닦이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반짝거리는 케이스보다는 낫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런게 영 찝찝하신 분들은 케이스 선택도 신중히 고민을 하실 필요가 있으실 듯 싶어요...

PC를 켜보니 예상대로 픽셀이 아주 작습니다. 안보이는 정도는 아니지만, 시력이 좋지 않으신 분들은 불편하실 것 같습니다. 전 시력이 약 0.5 정도 되는데요, 불편한 정도는 아니지만 글자가 작다는 느낌은 들더군요.

해상도에 너무 욕심을 부렸나 싶기도 하지만, 막상 파워포인트 작업이나 포토샵 작업 등을 해보면 고해상도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글자가 작게 보이는 걸 싫어하신다면, 15인치 노트북 제품 아무래도 1920 * 1200보다는 1680 * 1050 해상도가 더 쾌적할 듯 생각됩니다.

애플과 비슷하게 리모콘도 들어 있습니다. 리모콘이 아주 복잡하게 생겼지만, 몇 번 사용해보니 괜찮은 것 같습니다. 프리젠테이션 등을 할 때 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맘에 드는 부분은 바로 리모콘을 카드슬롯에 껴서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델 제품의 경우, 제가 제품을 구입해보니까 제품 배송에 최소 1~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과 그리고 사양 선택을 하게 되면 이것저것 각각의 사양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점, A/S가 국내 브랜드 제품보다 불편하다는 점 등이 단점 같습니다.

반면에, 마음에 드는 해상도나 CPU, 메모리 용량, 하드디스크 용량 등을 최적화로 세팅할 수 있다는 점과 그렇게 사양을 잘 맞추어도 비슷한 수준의 국내 브랜드의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은 참 매력적입니다. :)

2009년 3월 9일 월요일

[다큐] KBS 스페셜 "위기의 달러제국"

지난 해 5월 4일 방영된 KBS 스페셜 "위기의 달러제국"이란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무려 10개월 전 프로그램이지만, 당시 인터뷰했던 사람들의 전망이 비교적 잘 들어맞은 부분도 있고,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짚어주는 내용들이 많아 유익한 프로그램입니다.

방영 당시 KOSPI 지수가 약 1,500 선이었는데요, 이 방송을 보고 전문가들의 전망을 크게 신뢰했다면, 많은 분들이 아마 작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KOSPI의 급속한 지수하락 속에서 발생한 손실을 피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면서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2008년 4월말에서야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부시'가 경기침체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보여주면서 프로그램이 시작됩니다.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 미국인들은 가계에 영향을 미치는 기름 값, 음식, 모기지, 학자금 등에 대해 걱정이 많다.
- 백악관 기자회견 4월 30일, 부시대통령

사람들은 금융가치가 한없이 창출될 것이라 믿지만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믿지 않는다 - 로버트 프렉터

세계 경제의 심장이라 불리는 뉴욕 맨하튼, 월스트리트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라고 합니다. (현재에 비하면 비교적 양호했던 당시에 그랬었으니, 지금은 그 충격이 더 클 것 같습니다.)

월스트리트 동향을 24시간 보도하는 '블룸버그 통신'의 캐서린 버튼 기자는 앞으로 진짜 큰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고 인터뷰를 합니다. 마치 2008년 9월에 발생한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예견하는 듯 싶습니다.

캐서린 버튼(Katherine Burton) 기자 / 블룸버그 통신
앞으로 진짜 큰 위기가 닥쳐올 것을 예상한다. 모기지 붕괴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기는 예전의 위기보다 매우 오래 지속될 것이다. 피해가 과거 다른 때보다 빨리 지나가지 않고 매우 느리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경제 위기의 결정타는 미국 내 5대 투자은행이었던 '베어스턴스'의 파산이라고 했었네요. 베어스턴스는 80년 역사를 가진 총자산 400조원의 투자은행이었는데, 1/30도 안되는 가격으로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베어스턴스가 파산하면서, 베어스턴스로부터 돈을 빌리던 헤지펀드 업체들의 투자 자금이 고갈되고, 불안한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면서 금융 회사들이 연쇄 파산 위기에 몰렸는데, CITI(씨티은행), 메릴린치 등도 유동성 위기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씨티은행은 지금 미국 정부에 의한 국유화가 논의되고 있으니, 1년 사이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월스트리트의 경우, 경기가 나빠지면 구조조정, 감원 등으로 그 여파가 바로 전해진다고 하는데, 2001년 닷컴 버블의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감원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같이 경기가 나빠진 와중에도 2007년에 90%라는 수익률을 거둔 회사가 있습니다. 무려 1조 3,000억 달러(당시 환율로 한화 약 1,300조원)를 운용하는 'BLACKROCK(블랙록)'이라는 회사인데, 이 회사의 CEO 래리 핑크(Laurence D. Fink)는 이미 2005년부터 서브프라임과 같은 부실에 대한 우려를 느껴 투자 전략을 바꿨다고 합니다.

래리 핑크(Laurence D. Fink) / 블랙록 CEO
우리는 신용이 경색된 시기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빚을 줄이려 하고, 위험을 피하려 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런 위험을 피하려 하기에 가격이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다.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이 아주 심각한 위기라고 생각하지만, 많이 연장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마 12-18개월 정도 계속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유명한 헤지 펀드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George Soros)'도 역시 이번 금융 위기로 은퇴했다가 다시 현업으로 복귀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 소로스 매니지먼트 회장
우리는 작년에 이례적으로 아주 큰 수익을 올렸다. 올해에는 다른 매니저들의 손실을 만회하고 겨우 수지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올해는 지금까지 이득도, 손해도 없으며 아주 약간의 수익만 올렸을 뿐이다. 나는 그결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는 부의 대붕괴 시대에 있기 때문이다.

낭비마을 사람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행복을 믿고 있다. 그들은 그 행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 워렌 버핏(Warren Buffet)

이같은 경제 위기를 일으킨 주범을 '앨런 그린스펀' 전 FRB(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이라고 지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FRB 의장은 세계의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릴만큼 권위가 막강한 자리인데요, FRB 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은 2001년 닷컴 버블 붕괴로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자,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1%대의 초저금리 정책을 시행한 것 때문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에디슨 위긴(Addison Wiggin) / 달러의 몰락 저자
지금 쓰고 나중에 갚으라는 것은 두 번째 아메리칸 드림 같은 것이다. 금리가 낮은 경우에는 오랫동안 이런 식으로 유지할 수 있다.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린스펀이 연준에서 한 모든 것에 거품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는 일종의 치어리더처럼 돈을 풀었고 금리, 규제 등 여러 면에서 거품을 부추겼다. 거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느 정도 낌새만 있었다고 했다.

로버트 쉴러 교수(Robert J. Shiller) / 예일대 경제학
앨런 그린스펀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걱정을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막대한 권위를 가진 그가 걱정하지 않았기에 누구도 걱정하지 않았다.

이렇게 사상 유례가 없었던 초저금리 시대를 통해, 달러가 넘쳐 흐르게 되었고 미국인들은 GDP의 70%를 소비로 채우면서 지난 몇년 간 호황을 구가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 때 많은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었다고 하는데요, 자산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계속 빚을 내고, 빚을 낸 돈으로 소비를 하는 방식으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카드론을 통해서 10만 달러에서 15만 달러까지도 빌릴 수 있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현금 한 푼 없이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미국과는 환경이나 소비 문화가 많이 다르지만, 우리나라도 부동산 시장에 많은 자금이 몰려 있는 만큼 미국의 사례를 잘 분석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어쨌든 이같은 미국의 소비 문화는 미국의 국가 부채 규모를 보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9조 2천억달러. 무려 9천 200조원 수준입니다. 매일 14억 달러(약 1조 4천억)씩 부채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이를 가구당으로 따지면 7만 8천달러라고 합니다. 각 집마다 약 7,800만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형국이라는데 정말 액수가 어마어마 합니다.

거품 현상이 있다면 그것은 이 네 글자 속에 있다 D.E.B.T. - 데이비드 로젠버그(David Rosenberg)

로버트 쉴러 교수(Robert J. Shiller) / 예일대 경제학
미국인들은 거품에 사로잡혀서 기본적인 상식을 무시했다. 소득을 넘는 대출을 은행들이 승인했고 지금 우리는 그 결과로 고통받고 있다.

나도 몇 년 동안 집값에 거품이 있다 말해왔다. 왜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집값은 항상 올라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에서는 그것을 부동산 신화라 부른다. 한국에서도 그렇게 부를지 모르겠다.

저금리로 돈을 빌려 주택을 사고, 이로 인해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전체 집값은 평균 50%가 상승했고, 캘리포니아 주는 100%나 올랐다고 합니다.

거품을 경고하는 소리에는 다들 귀를 막았다고 하네요. (지난 한 해... 누구는 거품이 꺼질까봐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참... 우려스럽습니다)

그러나 거품이 붕괴되면서 미국의 집값은 1년 사이 평균 20% 가량 하락했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34%나 하락했고, 많은 주택들이 압류 당하고 있다네요.

초저금리로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렸는데, 특히 부실한 대출이 성행했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즉, 집을 사는데 있어 집값의 100%를 대출해주거나 서류 심사도 없이 대출을 해주었다는 것이죠. 이렇게 대출을 해준 모기지 업체들은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서 다른 곳에 팔아넘기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파생상품들이 여러 번 새로운 파생상품으로 만들어져 다른 곳으로 팔려나가 누가 부실한 채권을 갖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누리엘 루비니(Nuriell Roubini) 교수 / 뉴욕대 경제학
지난 수십 년간 키워온 버블은 미국 경제가 안고 있었던 잠재된 위기였다. 기술 버블과 닷컴 버블이 있었다. 2001년에 버블이 꺼졌고 문제를 막기 위해 급하게 금리를 떨어뜨렸다. 그 결과로 생긴 주택 버블이 터졌고 그것이 지금 불황의 원인이 된 것이다.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거품'으로 인해 미국의 경기 침체가 왔다고 말합니다.

미국 정부는 인쇄라는 굉장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이 기술로 돈 들이지 않고 원하는 달러를 찍어낼 수 있다. -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미국의 달러 발행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원래 1971년 이전까지는 달러 지폐 한 장을 가져가면, 미국 정부는 1달러에 해당하는 금을 교환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금을 준비하기가 힘들었는지... 1971년 닉슨 대통령은 달러와 금의 교환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미국 정부는 자유롭게 달러를 찍어냈다고 합니다. 특히, 닷컴버블이 꺼진 2001년부터 엄청난 양의 달러가 전 세계로 풀렸다고 하는데요, 그린스펀의 뒤를 이은 버냉키 FRB 의장 역시도 이처럼 달러를 찍어내면서(일명 유동성 공급) 금융위기를 돌파하려고 한다고 지적합니다.

에디슨 위긴(Addison Wiggin) / 달러의 몰락 저자
연방정부의 지난 3~4개월간의 행동을 보면 모기지 위기의 충격을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다룰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미 달러 가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자금지원을 했다. 그냥 별 생각없이 (달러를) 찍어냈던 것이다.

세계 경제를 뒤흔들만한 위기를 하나 꼽으라면 그것은 달러입니다. - 리처드 러셀(Richard Russell)

미국 정부가 달러를 어마어마하게 찍어냈고, 그 달러가 전세계로 공급되면서 달러 자체의 가치가 낮아지고 그 결과 원자재 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작년(2008년)에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서면서, MB정부가 '유가환급금'이라는 보조금을 지급할 정도로 원유값이 심각하게 올랐던 적이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한 근원에는 미국 정부의 무분별한 달러 발행도 한 몫을 했었던 듯 싶습니다.

미국의 달러 가치가 약화되면서, 인접한 캐나다 사람들이 물가가 더 싸진 미국에 가서 쇼핑을 하고 부동산을 구입하는 신풍경이 생겨났다는데요,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이나 동남아 물가가 싸다고 쇼핑이나 여행을 가는 것 같습니다.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 전 세계은행 부총재
달러 보유자들은 두 가지 문제점을 보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미경제의 취약함이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미국에서 돈을 빼낼 것이고 미 달러화의 가치는 계속 내려갈 것이다. 사람들이 미국에서 돈을 빼낼 것이라는 예측은 달러의 가치를 더욱 더 하락시킬 것이다.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회장 /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경기 불황을 겪는 동안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그 때문에 미국은 이중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 불황을 막으려면 달러를 더 풀어야 하는데 인플레이션 때문에 달러공급을 제한해야 한다. 따라서 올바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어느 쪽으로도 행동을 취할 수 없다. 바로 그 때문에 당국이 지금의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

달러 약세를 예견한 워렌 버핏은 이미 2002년부터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에 투자를 해왔다고 합니다. 또, 2007년 90%의 높은 수익을 낸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 역시 장기적으로는 원자재 상품이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은 지금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진입했다. - 마틴 펠트스타인(Martin Feldstein)

프로그램이 방영되던 당시만 해도, 미국이 대선을 치르기 전이었습니다.

버락 오바마 /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올해 일자리를 잃은 23만 2천명의 미국인들은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우리는 압류된 주택들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보다 현명한 길을 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부실 회사들의 자산을 매각하거나 그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선거 후에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아니었으면, 흑인이었던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있었는데요, 어쨌든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경제가 최고의 이슈였고 공화당은 경기 침체를 야기한 책임을 지고 정권을 내줘야 했습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경기 침체냐 아니냐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언제까지 경기가 침체될 것인가에 대해 논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래리 핑크(Laurence D. Fink) / 블랙록 CEO
지금 미국 경제가 불황이지만 심각하지는 않다. 불황이 12개월간 계속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오래 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바로 그 때문에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누리엘 루비니(Nuriell Roubini) 교수 / 뉴욕대 경제학
미국은 불경기로 들어가고 있다. 지금 불황은 1991년과 2001년의 불황보다 더 복잡하고 지속적인 것이다. 그것은 8개월이었는데 지금은 18 ~ 20개월이 넘는다.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회장 /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야 드러났다. 지금에서야 소비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떤 점에서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제야 심각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최근 IMF에서도 2009년 전까지는 어떠한 반전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정적인 전망이 더 많은 이유는 바로 '고용'에 있다는데요, 해고된 노동자들이 주택 대출이자를 상환할 수 없게 되면 개인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다시 주택 시장으로 연결되는데, 2008년 4월 당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을 포기하는 상황으로 인해 미국 내 빈집수가 무려 1,860만채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주택 가격의 추가 하락을 예견하고 있고, 결국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세계 경제가 위태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 전 세계은행 부총재
대략 2백만 주택 정도가 차압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주택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을 감안하면 전체 모기지 중 4분의 1이 손실을 입는다.

누리엘 루비니(Nuriell Roubini) 교수 / 뉴욕대 경제학
(미국은) 세계 상품의 최종 소비지이다. 이렇게 소비가 줄어들고 수요가 없어진다면 세계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생산이 줄어들게 되고 세계 경제 발전에 제동이 걸리게 될 것이다.

캐서린 버튼(Katherine Burton) 기자 / 블룸버그 통신
미국 정부는 미국의 경제가 악화되고 불황에 빠질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조정하고 주가가 급락하면 경제 상황은 확실히 심각해질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경제위기가 몇 년간 지속될 것이고 2009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다음 주가 하락은 여름이 될 것이라 한다.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미국의 주택시장이 점차 하락하고 있고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게될 경우 미국은 당신의 돈을 쏟아부을 곳이 못된다. 이제 당신은 어디에 돈을 쏟아 부을 것인가? 세계에서 경제가 강력한 곳. 아시아다. 따라서 미국 시장에 흘러넘치던 수많은 유동자금이 아시아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그 결과 아시아 부동산에 거품이 일 것이며 부동산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