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0일 월요일

[Book]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지음

지난 해(2008년) 7월 31일 국방부로부터 불온서적으로 지정당했던 경제서입니다. 참 기막히는 일이 많이 벌어지는 대한민국입니다.

어쨌든 국방부 덕에 한동안 잊고 지냈던 '불온서적'이라는 아련한 추억 속의 단어도 다시 들어 보게 되네요.



'나쁜 사마리아인들(BAD SAMARITANS)'은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장하준 교수가 저술한 경제학 교양서입니다.

불온서적으로 지정되기 이전부터 파격적인 느낌을 주는 제목에 끌려 나중에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세계 경제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여러가지 문제점과 저자가 생각하는 해결책들을 제시합니다.

1970년대부터 서유럽과 북미 지역 등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이 정치, 경제 정책의 기준으로 삼았던 '신자유주의'가 실제로 어떤 문제들을 야기해 왔는지 다양한 역사적 사례들을 가지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개발도상국들에게 수용하기를 강요하는 다양한 신자유주의 정책이 해당 국가에 어떤 결과를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전세계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전망합니다.

특히, 장하준 교수는 지금 중국이나 여타 개발도상국들이 값싼 노동력에 기반한 상품만 만들도록 유도하는 선진국들의 정책은 결국 그들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근시안적인 전략이라고 비판합니다.

지금 당장 식량,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국가들이 어느 정도 안정된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해당 국가를 위한 적절한 경제 보호 정책 - 특허, 관세 등등 - 을 용인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수십억 인구를 가진 이 개발도상국들이 안정적인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하도록 이끄는 것이 선진국들을 포함한 전세계 경제가 양질의 성장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런 논리는 비단 국가간에만 해당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 한나라당에서 장하준 교수 초청강연을 열었다고 합니다.

다른 견해를 들으려는 태도의 변화는 장족의 발전이라고 치하할만 하지만... 사회 복지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의 수준이나 견해를 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입니다.

...어느 인간이 (사회가) 뒤를 받쳐주고 있는데 공격적이고 창의적이겠느냐. 필사적이고 벼랑 끝의 배수의 진을 쳤을 때 모험이 나오는 것...
-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 출처 '프레시안'

어떤 사회적 경험을 했기에, 모든 사람이 목에 칼을 들이대야 최선의 노력을 다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인간의 창의성이 절박함에서 나온다고 여기는 그 생각도 동의하기 어렵지만, '어느 인간이...'라고 하며 일반화해버리는 것을 보면 섬뜩함마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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