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9일 수요일

김대중 前 대통령 서거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1924년 1월 6일 ~ 2009년 8월 18일)께서 서거하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지 87일만에...

조금 더 오래, 행복하게 사셨으면 하는 분들께서 세상을 이렇게 먼저 떠나시니 안타까움이 참 큽니다.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슬피 우시던 모습이 아직도 아릿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는데 말이죠...

존경할만한 정치인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한꺼번에 두 분이나 떠나셨습니다. 무언가를 박탈당한 느낌, 공허감이 전해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삶을 잘은 모릅니다. 그저 독재정권, 군사정권 시절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애쓰신 여러 민주화 투사들 중 리더십이 있으셨던 분이라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죠..

그런데 서거하신 후 올라오는 뉴스나 게시글들을 보면 참 대단한 분이셨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왜 진작 그렇게 존경스런 분을 못알아봤을까 하는 자책도 듭니다... 강연이라도 한 번 들어볼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네요~~

부디, 평안히 잠드시길...

끝으로 사형선고를 받으시고 죽음을 기다리던 김대중 대통령의 글을 소개합니다. 현인의 지혜와 깨달음이 느껴지는 와닿는 글입니다.

해방 후 지금까지 독재적 군사통치가 판을 칠때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외면했다.

'나는 야당도 아니고, 여당도 아니다. 나는 정치와 관계없다'

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을 봐왔다.
그러면서 그것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태도인 양 점잔을 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악을 악이라고 비판하지 않고,
선을 선이라고 격려하지 않겠다는 자들이다.

스스로는 황희 정승의 처세훈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기합리화를 할지도 모른다.

물론 얼핏보면 공평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은 공평한 것이 아니다.

이런 것은 비판을 함으로써 입게 될 손실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기회주의적인 태도다.

이것이 결국 악을 조장하고 지금껏 선을 좌절시켜왔다.

지금까지 군사독재 체제 하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
이렇듯 비판을 회피하는 기회주의적인 사람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좌절감을 느껴왔는지 모른다.

그들은 또한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악한 자들을
가장 크게 도와준 사람이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란 말이 바로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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