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에 출간된 이 책을 2008년 하반기에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구입했다. 제목부터가 참 눈길을 끄는 신선한 책이었다. 그런데, 그 책의 내용을 읽어보면 제목이 주는 신선함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온다.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외국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던 분위기였음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로 인해 난 대학에 다닐 때도, 던힐을 피우면서 아주 약간씩은 눈치를 봤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조금은 질이 떨어지더라도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제품을 애용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 사회가 발전되면 나도 잘 살수 있게 된다는 교육과 사회적 암시를 받았기 때문이었겠지, 내가 특별히 애국심이 강해서 그런 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IMF의 충격은 흔적만 남아있던 2001년, 복학 이후로 별로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순간, '돈을 쓸 땐, 같은 돈으로 최고의 효용을 제공해주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소비 문화가 되어 버린 것 같다.
나라가 망한다고 해서 금모으기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돌아보면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지난 10년 남짓 동안에도 사회 분위기나 문화, 그리고 경제 패러다임과 관점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공교롭게도 그 지난 10년이 바로 IMF의 구제금융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후부터의 시간이다. 우리를 수렁에서 구해준 IMF. 그들은 어떻게 우리를 구원했을까?
당장 필요한 돈도 빌려 주고, 후진적인 제도도 개선해주고, 각종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하도록 해서 기업 경쟁력을 키워주고, ... 일일이 다 열거하기가 벅찰 정도다.
그런데 과연 IMF 덕분에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것일까? 대다수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의문을 갖으면 '음모론자'로 찍히기 쉽다. 하지만, 그런 음모론자들 덕분에 세상은 누군가에 의해 감춰진 진실을 널리 알게 되고, 조작된 역사를 바로 보게 되지 않았던가...!
장하준 교수는 모든 시장경제 국가가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신자유주의', 그리고 그들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IMF'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는 비주류 경제학자다. 그는 이제 한물 간 유물처럼 들리는 '보호 무역주의'를 주창하고, 우리가 철썩같이 믿고 있는 우방국들이 속내는 '친구가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은 2008년 국방부에서 선정한 불온도서로 낙인찍혔다. (88년도 아니고 98년도 아닌 2008년에!)
하지만, 그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제기하는 문제나 분석한 내용들은 그의 의견에 동의하던 동의하지 않던지 누구나가 사실로 알고 있는 자료들과 역사적 사례를 참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폭넓으면서도 두루두루 깊이있는 현상 분석에 기반한 그의 주장은 매우 논리적이고 상당히 일리있게 느껴진다.
과연...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현상을 기술하는 내용도 달라진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으면, 내용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서 새로운 관점으로 경제 사회를 분석하고 바라보는 내용을 접했다는 점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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