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3일 수요일

[Book] 애프터쇼크 - 로버트 위더머 외

2008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각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진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위기는 지나갔다'고 한목소리로 외치는 정부와 언론,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과 견해도 예전처럼 마냥 미덥지만은 않다.

누구나 위기가 끝나고, 경제가 다시 찬란한 성장가도를 달리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면 예전처럼, 큰 고민없이 우리의 자산은 주식과 부동산에 넣어두면 알아서 조금씩 불어날테니 말이다.

그런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누구도 바라지는 않는 상황이겠지만.... 정말 경제 위기가 아직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면?!!

'애프터쇼크'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아직 전세계 경제를 만신창이로 만들 수 있는 시한폭탄같은 '달러 버블'과 '미국 정부부채 버블'이 남았으며 그 규모를 키워가고 있고, 이들이 붕괴되었을 때는 대공황을 능가하는 경제 위기가 전세계적으로 닥칠 거라는 암울한 이야기를...

저자들은 이미 한 번 2006년 출간한 <미국의 버블경제>를 통해 2008년에 발생한 주택 버블, 민간부채 버블, 주식시장 버블에 따른 금융 위기를 정확히 예측하면서 뛰어난 통찰력을 보인 바 있다.

그래서 그들이 다시 미래 경제를 예측한 '애프터쇼크'를 단순히 '아, 최악의 상황이 되면 이렇게도 될 수 있겠구나' 하면서 하나의 가능성으로 그냥 넘길수가 없다.

'애프터쇼크'에서는 2008년 금융 위기 전부터 이미 재정지출 적자 규모가 엄청나던 미국 정부가 금융 위기로 인한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조 3,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달러'를 찍어내면서 전체 미국 채무는 14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달러 버블'과 '정부부채 버블'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점차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고, 외국인들이 더이상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 하게 되면, 아무도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경제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한다.

책을 읽으면서, 미국의 경제 파탄은 전세계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각국 정부가 정치적으로 잘 해결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돈'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책에서 예고하는 바가 현실과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만약 이런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이 오면 어떻게 될까?

인플레이션은 두 자리수를 넘어가게 되어, 돈을 가지고 있으면 매일매일 돈의 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보게 되고, 부동산이나 주식도 끝없이 추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읽고 있으면, 그럼 앞으로 어떻하란 말인가 하는 절박한 궁금증이 생긴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경제가 불안할 때마다,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이 되었던 것은 '금(Gold)'이라며 '금'에 투자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그것도 '금'에 투자한다고 투자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통화/부동산/주식 가치 하락에 따른 상대적인 '자산 보호'의 성격을 띨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위 재량지출 부분(명품, 고급 레스토랑, 백화점, 고급 자동차, 고급 주택 등등)이 크게 타격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할인마트 등 중저가 산업이 혜택을 볼 거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럼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치고, 언제 일어난다는 말인가?

겨울이 온다는 예상은 할 수 있지만, 몇일부터 겨울이 시작되는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저자도 정확한 예측시기를 전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힌다. 다만, 정치적 상황부터 경제 현황들을 보면 빠르면 2013~2014년 정도가 될 수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하면서 이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고 첨언한다.

경제는 전세계 모든 경제 주체들의 심리와 의사결정이 변수로 작용하는 복잡한 시스템의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경제 현상을 분석할 수는 있어도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 경제 주체의 가장 소단위인 우리 자신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데, 어찌 거대한 경제 시스템을 예측하고 전망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위험 상황에 대비하고 최선의 상황과 최악의 상황을 모두 고려해서 각자의 경제 활동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애프터쇼크'는 이렇게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주고, 또 최악이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가 검토해보는 데 아주 좋은 지침서가 된다.

관련 사이트 : http://www.aftershockeconomy.com/

2011년 2월 21일 월요일

[Book]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지음

'나쁜 사마리아인들'

2007년 10월에 출간된 이 책을 2008년 하반기에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구입했다. 제목부터가 참 눈길을 끄는 신선한 책이었다. 그런데, 그 책의 내용을 읽어보면 제목이 주는 신선함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온다.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외국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던 분위기였음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로 인해 난 대학에 다닐 때도, 던힐을 피우면서 아주 약간씩은 눈치를 봤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조금은 질이 떨어지더라도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제품을 애용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 사회가 발전되면 나도 잘 살수 있게 된다는 교육과 사회적 암시를 받았기 때문이었겠지, 내가 특별히 애국심이 강해서 그런 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IMF의 충격은 흔적만 남아있던 2001년, 복학 이후로 별로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순간, '돈을 쓸 땐, 같은 돈으로 최고의 효용을 제공해주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소비 문화가 되어 버린 것 같다.

나라가 망한다고 해서 금모으기를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돌아보면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지난 10년 남짓 동안에도 사회 분위기나 문화, 그리고 경제 패러다임과 관점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공교롭게도 그 지난 10년이 바로 IMF의 구제금융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후부터의 시간이다. 우리를 수렁에서 구해준 IMF. 그들은 어떻게 우리를 구원했을까?

당장 필요한 돈도 빌려 주고, 후진적인 제도도 개선해주고, 각종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하도록 해서 기업 경쟁력을 키워주고, ... 일일이 다 열거하기가 벅찰 정도다.

그런데 과연 IMF 덕분에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것일까? 대다수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의문을 갖으면 '음모론자'로 찍히기 쉽다. 하지만, 그런 음모론자들 덕분에 세상은 누군가에 의해 감춰진 진실을 널리 알게 되고, 조작된 역사를 바로 보게 되지 않았던가...!

장하준 교수는 모든 시장경제 국가가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신자유주의', 그리고 그들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IMF'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는 비주류 경제학자다. 그는 이제 한물 간 유물처럼 들리는 '보호 무역주의'를 주창하고, 우리가 철썩같이 믿고 있는 우방국들이 속내는 '친구가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책은 2008년 국방부에서 선정한 불온도서로 낙인찍혔다. (88년도 아니고 98년도 아닌 2008년에!)

하지만, 그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제기하는 문제나 분석한 내용들은 그의 의견에 동의하던 동의하지 않던지 누구나가 사실로 알고 있는 자료들과 역사적 사례를 참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폭넓으면서도 두루두루 깊이있는 현상 분석에 기반한 그의 주장은 매우 논리적이고 상당히 일리있게 느껴진다.

과연...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같은 현상에 대해서도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현상을 기술하는 내용도 달라진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으면, 내용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서 새로운 관점으로 경제 사회를 분석하고 바라보는 내용을 접했다는 점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만한 책이다.



[Book]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지음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제 위기 이후 2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주가지수만 보면 우리나라는 경제 위기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한 것처럼 보입니다.

정말 경기가 회복되었을까요?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어보면 갸웃하게 됩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정치 경제학을 가르치는 비주류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는 2002년 '사다리 걷어차기', 2007년 10월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2008년 대한민국 국방부가 지정한 불온서적으로 등재(?)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었죠...)

이 책들을 읽어 보면, 전세계 자유주의 국가들의 경제 정책의 기조가 되고 있는 신자유주의가 과연 옳은 것인가, 국가를 넘어 점차 거대해지고 있는 금융 권력이 과연 세상에 이로운 존재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마치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책을 출간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과 함께 세계 각국의 주가는 반토막이 나고, 실업율이 급증하고, 국가 부도 사태가 일어나는 등 전세계 경제가 충격과 공포의 속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주식거래나 펀드투자가 워낙 대중화된 만큼 일반일들 상당수가 금융 위기의 여파를 뼈저리게 경험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앞으로도 이런 일이 또 일어날까?' 하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구하고 싶어하게 되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이런 질문에 대해 각자 생각해볼 수 있는 배경지식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전작인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제기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과 정책을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이 어렵고 전문적인 경제 이야기를 일반인들도 읽기 쉽고, 지루하지 않게 씌여졌습니다.

또, 얼마 전에 겪은 금융 위기가 발생한 원인과 배경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전문가의 관점에서 예리하게 분석한 금융 위기에 대한 이야기는 피부로 다가옵니다.

모든 사람은 누구나가 경제 활동을 하는 하나의 경제 주체입니다. 비록 경제 정책에 각 개인이 직접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극히 미미하더라도, 경제의 주체로서 경제 정책이 올바르게 수립되고 있는지,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그리고 전지구적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생각해야할 책임과 권한이 있습니다.

그리고, 장하준 교수의 책들은 경제에 대한 각자의 사고의 폭을 넓히고 관점을 수립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Book] 거의 모든 IT의 역사

IT 분야 종사자로서 간만에 재미도 있고, 동기부여도 되는 책을 만나 반갑게 읽었습니다.

'거의 모든 IT의 역사'

IT분야 파워 블로거로 유명하신 하이컨셉(http://health20.kr/)님께서 쓰셨네요.^^

실리콘밸리의 내노라 하는 IT 기업들의 태생부터 현재까지를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조명한 이 책은 아마도 IT 분야에 몸담고 계신 분들이면 누구나 흥미를 갖고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요새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스티브잡스의 '애플'과 이에 대적하는 모양새의 '구글', 그리고 지금은 조금 약한 모습 보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중심으로 한 빅3의 스토리를 삼국지처럼 다뤘는데요, 다양한 전략과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을 통한 기업의 흥망성쇠 이야기의 흥미진진함은 정말 삼국지 못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느 한 나라의 역사를 알면, 그 나라의 현재를 깊이있게 이해하게 되고, 또 미래를 가늠하는 안목이 생기듯, 이 책을 쭉 읽고 나니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애플'이 왜 잘 나가는지, 천하를 평정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주춤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저 국내에선 잘 사용하지도 않는 검색엔진 '구글'은 왜 그렇게 비중있게 다뤄지는지 등을 조금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차고에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커다란 비전을 가지고 출발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IT 기술과 제품, 문화들이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한 듯 이용하는 컴퓨터, 인터넷... (곧 스마트폰도 이 대열에 끼겠지요.)

우리가 매일 접하고 이용하는 이런 제품과 서비스들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아무것도 없이 차고에서부터 출발해 온 세상에 영향을 끼친 IT의 역사 이야기는 그래서 더 흥미진진한 것 같습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창업하신 분들이나, 또 삼성, LG 같은 곳에서 상품 기획이나 전략을 수립하는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께는 꼭 한 번 권해볼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저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창업을 했지만, 1년, 2년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덧 꿈이 흐릿해지고 빛바래가던 즈음에, 다시금 열정의 에너지를 충전해야겠다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받게 되었습니다~^^

10년 뒤, 저의 자취도 IT 역사에 한 줄을 기록할 수 있기를 바라며~



P.S. 책 중간중간 QR code 로 인터넷에 있는 각종 자료를 볼 수 있게 되어있는데, 모아서 정리를 해봤습니다.

[거의 모든 IT의 역사 (47페이지)]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대학 강연(2005년)


[거의 모든 IT의 역사 (51페이지)] 전설의 게임, 벽돌깨기



[거의 모든 IT의 역사 (117페이지)] 아직까지도 광고의 전설로 남아있는 매킨토시 1984 광고



[거의 모든 IT의 역사 (293페이지)] 2001년 스티브 잡스의 맥월드 키노트 연설 : 디지털 허브 전략


[거의 모든 IT의 역사 (391페이지)]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발표 키노트 동영상(한글자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