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어느 곳에 어떤 얼굴로 서 있을까
나이 서른에 우린 무엇을 사랑하게 될까
젊은 날의 높은 꿈이 부끄럽진 않을까
우리들의 노래와 우리들의 숨결이
나이 서른에 어떤 뜻을 지닐까
저 거친 들녘에 피어난 고운 나리꽃의 향기를
나이 서른에 우린 기억할 수 있을까
우리들의 만남과 우리들이 약속이
나이 서른에 어떤 뜻을 지닐까
빈 가슴마다 울려나던 참된 그리움의 북소리를
나이 서른에 우린 들을 수 있을까
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어느 곳에 어떤 얼굴로 서 있을까
어느 곳에 어떤 얼굴로 서 있을까
10년 전, 과방에서 술에 반쯤 마취된 상태에서 불렀던 노래다. <나이 서른에 우린>이라는, 참 까마득한 미래를 노래한 곡이었는데 어느덧 현재가 되어 있다.
나이 서른.
난 내가 서른이 되면, 내가 원했던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 있을 줄 알았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삶을 느끼는 감각도 더 깊어지고 섬세해질 줄 알았다. 내 삶 속에서 숭고한 의미를 찾아내고, 평생토록 내가 섬기고 지켜내야 할 가치관을 세워놓을 줄 알았다. 그저 시간만 지나면 모든 것이 당연스레 되어있을 줄 알았다.
근데 지금 보니 내가 좀 안이했던 것 같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지나 나이는 서른인데...음.
2008년은 삼십 대를 시작한다는 측면에서 내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해다.